[김현아] 부패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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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패와의 투쟁이 국제사회의 관심사로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당의 존망이 부패 척결에 달려 있다”, “호랑이(고위직 부패관료)는 물론 파리(하위직 부패관료)도 잡겠다”며 부패와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습니다.

그에 따라 얼마 전 보시라이 전 총칭시 공산당 서기가 부패혐의로 공개재판을 받았고 중국 초고속 성장의 상징인 고속철도 총설계사로 칭송을 받아온 철도국 국장이 85억 원의 뇌물을 챙겨온 혐의가 드러나 기소되었습니다.

중국 최대 국영기업 중 하나이자 거대 이익 집단인 석유공사의 고위간부들이 조사받거나 체포되었고 중국 검찰의 총책임자인 최고인민검찰원 검찰장과 공안부의 부부장급인 리둥성 부부장도 조사대상에 올랐습니다. 중국인민해방군 창건 이래 최대의 부패사건으로 30억 달러의 재산을 모은 군수담당부부장인 구쥔산전 중장에 대한 재판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부패와의 투쟁은 당, 군, 사법검찰, 경제 등 모든 부분에서 중앙과 지방, 고위직, 하위직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 모든 직급을 대상으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뇌물이 없으면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부패국가로 국제사회에 소문이 나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중국과 북한은 너무도 닮았습니다. 북한 역시 고이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비교하면 북한이 더 심합니다. 해마다 진행되는 국제부패지수조사에서 중국은 80위였지만 북한은 174위로 최하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맨 위의 간부로부터 시작해서 하부말단 간부까지 뇌물을 받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도당책임비서나 당중앙위원회 비서부터 작업반장 분조장 세포비서까지 국가에서 받는 노임과 공급에 비해 생활수준이 맞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뇌물을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은 김정일 위원장일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개인재산이 40~50억 달러에 달하며 외국은행에 은닉되어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국제사회에 떠돌았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 당의 이름으로 진행된 외화벌이는 공식적인 김정일의 재산축재이고, 그 이외에도 외화벌이 회사나 기관들에서 해마다 생일축하금으로 외화를 216만 달러씩 바치기 등 충성심에 빗댄 공개적인 뇌물이 끊임없이 상납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중국에서 전개되는 부패와의 전쟁이 부패척결보다는 권력투쟁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부패를 척결하려면 일시적인 검열이나 처벌이 아니라 그를 없애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놓아야 합니다. 남한에서도 지난시기에는 부패가 심했지만 검찰, 경찰,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권한을 행사하고 언론이 자유로워지고, 간부들의 재산공개가 의무화되면서 부패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간부들의 재산공개를 제도화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법부나 검찰이 공산당의 통제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그리고 언론도 아직까지 상당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부패척결투쟁도 부패보다는 정치적 반대파를 숙청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해마다 중국처럼 위에서 검열단이 파견되고 간부들이 처벌을 받지만 부패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검열하러 온 간부들이 뇌물을 받고 죄를 사해주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부패를 완전히 없애려면 그를 조장하는 국가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인민이 간부들을 감시하고 처벌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