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 은하과학자거리가 일떠섰다고 크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평양시 용성구역에 꾸려진 과학자 거리에는 현대적인 살림집뿐 아니라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 중고등학교, 놀이공원, 상점과 종합편의시설까지 일식으로 갖추어졌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그런 훌륭한 집에 과학자들이 입주하게 된 것은 당의 과학중시 사상의 표현이며 과학자들을 위해 돌려주는 지도자의 뜨거운 사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과학자의 지위는 별로 높지 못합니다. 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지금과 달랐습니다. 그때는 간부들보다 기술자 전문가들이 더 높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1967년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세우면서부터 지식인의 지위가 하강했습니다. 지식인들은 수정주의, 부르죠아 사상 투쟁의 주되는 표적으로 되었고 낡은 사회의 인테리 감투를 쓰고 청산 당했습니다. 혁명화 노동계급화의 구호 아래 지식인들에 대한 특혜가 폐지되었고 자연히 지위가 낮아졌습니다. 그 때는 대학졸업생들의 희망이 대학교수나 공장기술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들이 공부를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외국유학생들 가운데서도 가장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 조선의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식인들에 대한 대우가 하락하면서 대학졸업생들의 희망은 전문가, 기술자가 아니라 간부로 바뀌었습니다. 외국유학생도 공부가 아니라 재산을 모으는 데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전문가들에 대한 대우가 대단히 높습니다.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공부만 잘하면 성공한다는 공식이 통합니다. 가진 것 없고 부모의 지위가 하찮다하더라도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높은 노임을 받으며 중상류층으로 안정된 생활을 누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남한은 물론, 인도, 최근 중국에서도 공부에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남한의 교육열은 세계 1위로 알려져 있습니다. 남한은 세계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아 고등학교 졸업생의 85%가 대학으로 갑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이 모두 좋게만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력에 목숨을 거는 사회, 입시지옥, 아이들이 공부밖에 모르다나니 인성이 파괴되는 사회, 학력을 중심으로 사람을 줄 세우는 사회, 등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원이 없고 땅도 작고 뒤떨어졌던 남한이 오늘과 같은 성장을 이룬 것은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제도, 공부에 목숨을 거는 사회풍토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공부를 잘하면 앞으로 잘 살게 된다거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진다는 담보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부를 잘하려고 생각하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대학생의 목표는 공부를 잘하여 전문지식수준을 높이겠다는 것이 아니라 대학졸업증을 따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러한 것을 사상교양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사상교양을 강화한 때보다 지식인들에 대한 대우가 높았던 때에 과학기술을 배우려는 열의가 더 높았고 사상교양을 하지 않는 자본주의사회가 과학기술이 더 발전했습니다.
맑스는 생산수단만을 자본에 포함시켰지만 지식이나 학력도 자본, 문화자본입니다. 경제적 자본은 기업이 파산하면 없어지지만 문화자본은 파산하지 않습니다. 이번 과학자 거리 건설이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학자 기술자 전문가들의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제도를 만드는 것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