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남한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일부 지역의 정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남한의 1인당 전력소비량은 미국 캐나다에 이어 세계 3위로 7,702kwh입니다. 남한사람들은 사고나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정전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남한의 발전 능력은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 한국의 일부 지역에서 일어난 30분 정전사태는 남한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되고 있습니다.
사상초유의 정전상태에 대해 텔레비전 신문 인터넷 등 언론이 총동원 되어 그 원인과 파장에 대해 경쟁적으로 보도한 것은 물론이고 개인들도 손전화의 트위터를 통해 자기 집이나 사무실의 정전상황을 실시간으로 전 국민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남한당국은 이번 정전사태에 대해 담당 장관이 국민에게 사과하고 대통령까지 나서 사후수습에 진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전사태는 순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 때문이라고 합니다. 추석이 지났는데도 때 아닌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냉동기를 돌리기 위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전력예비율이 급속히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의 안이한 전력수요 예측, 전력거래소의 조기 단전, 발전설비에 대한 무더기 정비착수 등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지휘부의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한 글들이 나왔습니다. 또한 다른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전기를 낭비하는 사회분위기를 지적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지역에서의 일시적인 정전사태에 대한 남한 당국의 대처를 보면서 북한의 전기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은 전기가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라고 할 정도로 정전이 일상화된 곳입니다. 시도 때도 없는 정전으로 인해 달리던 기차가 철도에서 멎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멈춰선 기차가 언제 떠날지 알 수 없어 여행객들은 기차 안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배를 곪고 추위에 떠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지어는 병원 수술실의 전기조차 보장하지 못해 수술하던 환자가 사망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그러나 북한 신문방송은 이에 대해 단 한 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북한의 전력생산량이 얼마이며 하루 전기소모량은 얼마인지, 왜 그렇게 정전이 일상화 되어있는지, 남한은 전기가 남아돈다는데 북한은 왜 그렇게 부족한지 알 길이 없습니다.
주민들에게 전기조차 공급하지 못하면서 인민들의 생활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보장한다는 당과 국가에서는 남한의 당국자처럼 대국민사과는 고사하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주민들이 전기를 불법으로 쓴다고 집을 수색하고 전기 밥가마나 온열기를 사용하는 주민을 처벌합니다. 북한주민들은 이에 대해 항의도 못하고 우리도 남한사람들처럼 24시간 정전을 모르고 살게 해달라고 감히 요구하지 못합니다. 아마 그렇게 한다면 정치범으로 몰려 수용소의 이슬로 사라질 것입니다.
인간은 모든 정보에 대해 알권리를 가지며 국가에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마련해주도록 요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정전에 대한 남과 북의 판이한 인식과 대응은 어디가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 세상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본보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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