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세계에서 신용이 가장 높은 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깨는 사건이 일어나 국제사회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독일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이 디젤승용차의 환경기준시험에 통과하기 위하여 자동차에 설치된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조작했다고 합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증대되기 때문에 발전된 나라들에서 자동차를 팔려면 유해한 가스를 얼마나 내보내는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국가별로 자동차의 유해한 배기가스를 어느 정도까지 허용한다는 기준이 있는데 미국은 유럽보다 그 기준이 더 높습니다.
폭스바겐은 그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게 되자 자동차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배기가스를 측정할 때 가스가 실제보다 적게 나오는 것처럼 보이도록 조작하는 방법으로 검사를 통과했다는 것입니다. 눈속임의 방법으로 통과된 폭스바겐 승용차는 미국에서 이미 50만대나 팔려나갔습니다. 회사는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에 대해 모두 수리를 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조작한 프로그램을 심은 차량을 1,100만대나 만들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팔았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후과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도 폭스바겐 승용차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남한에서도 문제로 된 차가 12만대나 팔렸다고 합니다.
북한지도부는 자본주의는 서로 속이고 속히는 곳이라고 선전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사기와 협잡의 방법으로 순간 돈을 벌 수는 있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리고 드러날 경우 큰 손실을 입습니다. 폭스바겐이 이번 조작사건으로 입은 손실은 어마어마합니다. 독일 최대 신문인 빌트는 자동차산업 분석가들이 폭스바겐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는데 최대 860억 유로, 960억 달러를 동원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이 액수는 지난해 폭스바겐의 영업이익 127억 유로의 5배가 넘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세계 2위의 자동차회사인 폭스바겐이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독일회사의 속임수는 북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기업이나 국가가 상품의 품질조작은 물론 계약을 뒤집는 것도 서슴지 않습니다. 2012년에 중국 시양(西洋)그룹이 2억4,000만 위안(약 3800만 달러)을 북한 옹진광산에 투자했다가 북한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쫓겨나 중국 국민이 분노한 사례가 있습니다.
최근에도 나선시에 투자한 중국기업들에 기존의 계약서는 효력을 상실했으니 새로 계약을 체결하라고 통지했는데 새 계약서엔 토지 임대 기간이 기존의 50년에서 20년으로 변경돼 있었고, 평당 수십 달러 수준이던 토지 사용료도 10배나 높이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중국 기업인들이 항의하자 북한 당국은 우리 땅에서 우리 법을 따르지 않는다면 공장을 압류하고 내쫓겠다며 위협했다고 합니다. 남한기업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대하는 북한의 태도를 보면서 남한의 기업가들은 북한에 투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하고 있습니다.
기업뿐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에 북한은 당창건기념일을 맞으며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 반대하는 국제사회에 대해 인공지구위성의 발사는 우주 평화적 이용의 권리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신용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북한이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군사적 목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도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면 상황을 공개하고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늘 속여 왔기 때문에 누구도 북한이 하는 말을 믿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전하려면 국제사회에서 상실한 신용을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