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당 창건 기념일입니다. 북한에서는 당이란 사상과 이념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뭉친 사람들의 조직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정당은 정치적 의견이나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그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의 이익을 옹호합니다. 북한에서는 조선노동당은 노동계급을 비롯한 근로인민의 이익을 옹호하고 실현하는 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당 마크에 노동자, 농민, 지식인을 상징하는 마치와 낫 붓을 새겨 넣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한에 온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북한에서 가장 잘사는 계층을 조사한데 의하면 당 간부가 첫 번째, 권력기관 간부가 두 번째 순위에 올랐습니다. 외화벌이 회사 사장이나 돈 주들은 세 번째로 밀렸습니다. 당 간부들이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경제를 운영하는 사람도 아닌데 잘사는 이유는 그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주민들을 수탈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서는 당 권력을 등에 업지 않고서는 무슨 일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당 간부들은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고 사람들은 스스로 뇌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비판하는 것처럼 자본주의나라의 정당도 특정한 계급과 계층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특히 주로 잘사는 사람들의 이익을 대표하는 정당이 정권을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사회에는 정당이 여럿이 존재하고 경쟁을 통해서 이긴 정당이 정권을 잡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이 자기 계층의 이익만 내세워서는 선거에서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름대로 대중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정책도 만들고 그를 집행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북한에는 노동당 외에 어떤 다른 조직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구태여 주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북한 주민들은 세계가 공인하는 가난과 무권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조선노동당은 70여년 넘게 계속 정권을 잡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당이 모든 권력을 독점하지 못합니다. 집권당이 되는 경우에도 권력을 나누어가져야 합니다. 국회도 일개 정당이 독점할 수 없고 법기관은 정당이나 정부와 독립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모든 권력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조선노동당은 정책을 만들고, 간부를 등용하며, 당원들과 주민들을 동원, 감시 통제하는 직접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최고인민회의, 내각, 보위부, 보안서, 검찰소, 군대 등의 당 조직을 통해 모든 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북한의 조선노동당 만큼 큰 권한을 가진 조직이 없습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은 규모도 대단합니다. 조선노동당원은 300만 명으로 2300만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고 북한의 어디에 가도 지어 외국에 나가도 조선노동당 조직이 그물처럼 퍼져 있습니다.
오늘 북한의 개혁개방을 가장 반대하는 조직은 조선노동당입니다. 2002년 내각에서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려고 시도하자 자본주의를 도입해서 체제를 흔들려고 한다는 근거로 개혁개방을 막았습니다. 최근 국제사회의 제재를 자초하는 핵개발과 미사일개발 정책을 적극 밀고 있는 핵심집단도 바로 조선노동당입니다. 조선노동당이 노동자 농민 인텔리의 이익을 대변한다면 결코 이러한 정책을 펼 수 없습니다.
북한이 발전하려면 특권층의 이익을 위해서 인민대중을 희생하는 본거지로 되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권한부터 축소해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주의정치를 위한 다당제를 실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