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수령의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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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북한에서는 조선노동당 창립 67돌을 기념했습니다. 창립기념일을 맞으며 북한은 조선노동당은 전당이 하나의 사상, 수령의 사상으로 무장하고 수령을 중심으로 철통같은 통일단결을 이룩한 수령의 당이라고 자랑했습니다. 조선노동당 규약서문에도 조선노동당은 김일성, 김정일의 당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자랑스럽게 강조하는 수령의 당이라는 말은 국제사회에서 독재정당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민주사회에도 정당이 있습니다. 정당에 대한 정의는 북한과 비슷합니다. 정당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집단으로, 당의 주목적은 정권을 잡는데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당이 특정인을 위한 당으로 되어야 한다거나 나라에 유일하게 하나의 당만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당은 없습니다. 반대로 민주사회에서는 모든 당들이 자기 당은 개인의 독선을 배격하고 당 활동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민주사회에서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면 당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민주사회에서 당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군중의 지지에 의해 유지됩니다. 남한에는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선진당 등이 있고 미국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여러 군소정당이 있습니다. 국가에 당이 여러 개 있다 보니 사람들이 반드시 그 당에 들어가야 할 의무도 없고 반드시 그 당을 지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민주사회에서 주민들이 당을 평가하는 기준은 그 당이 나의 이익에 맞는 정책을 주장하는가? 또 그 당이 도덕적으로 민주주의적으로 운영되는 믿을만한 집단인가? 하는 것입니다.

남한에서는 금년 4월 선거에서 좌파정당인 통합진보당이 역사상 처음으로 7명의 국회의원석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선거 이후 통합진보당은 주민들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그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 원칙을 위반했기 때문입니다. 당내에서 국회에 보낼 의원을 선출하면서 전자투표를 진행했는데 당내에서 가장 좌익적인 성향을 가진 경기동부연합이 자기파를 당선시키기 위해 부정투표를 진행한 것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그들을 국회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들고 일어났습니다. 당내에서는 당원들이 부정투표로 선출된 두 명의 국회의원 제명에 관한 표결을 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표결이 부결되자 이에 항의해서 신당권파가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또 가장 큰 지지 세력이었던 민주노총도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철회했습니다. 통합진보당이 앞으로 결함을 고치기 위해 뼈를 깎는 듯한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음번 선거에서 주민들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북한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나라의 운명은 정치가 좌지우지합니다. 정치가 잘 되자면 제대로 된 당이 있어야 합니다. 그 당은 개인이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많은 사람들의 민주주의적 의사에 따라 조직되고 운영되는 당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라 안에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사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없으며 따라서 당이 여러 개 존재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여러 개 당이 함께 존재하며 경쟁하면 더 좋은 정책이 개발되고, 당의 도덕적 해이도 막게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까지도 한 사람이 당을 독점하고 3대를 세습하는 당, 그에 대해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하고 세상에 자랑하는 것이 조선노동당입니다. 북한이 발전하려면 조선노동당부터 바뀌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