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계 빈곤퇴치의 날입니다. 1987년 10월 17일, 프랑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는 평생을 빈곤퇴치 운동에 바친 조셉 레신스키 신부(당시 70세)가 주도한 '절대 빈곤퇴치 운동 기념비' 개막 행사를 위해 10만명의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빈곤과 폭력, 기아로 인한 희생자들을 기리고 빈곤탈출과 인권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92년, 유엔(UN)은 10월 17일을 '세계 빈곤퇴치의 날'로 정하고 절대적인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국제적으로 함께 노력할 것을 결의했습니다. 이후, 해마다 10월 17일이 되면 전 세계가 이를 기념하고 빈곤퇴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빈곤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의해놓고 있습니다. 빈곤은 절대적 빈곤과 상대적 빈곤, 주관적 빈곤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긴급한 것은 절대적 빈곤입니다. 절대적 빈곤은 신체적 건강과 효능을 최소한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주를 획득하기 위한 자원이 결핍상태에 있는 빈곤을 말합니다. 오늘 국제사회에서는 절대적 빈곤의 기준을 1일 1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사람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1달러는 현재 북한에서 시장가격으로 3000여 원으로, 입쌀 1.2Kg 정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하루 1인 1달러이면 4인 식구를 기준으로 한달에 120달러 즉 36만원을 생활비로 지출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북한에서 이 정도로 소비하면 아마 괜찮게 산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국제사회에서는 그 정도가 빈곤의 기준으로 됩니다.
남한만 보더라도 가난한 사람이란 쌀이 없어서 밥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텔레비전에서 빈곤한 가정이라고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이밥은 있지만 찬밥에 김치와 한두 가지 반찬을 놓고 대충 먹는 가정입니다. 부모가 일하러 갔다 늦게 오다보니 제때에 밥을 해주지 못해 라면을 끓여먹어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결식아동으로 됩니다.
물론 아프리카 주민들 중에는 북한의 방랑자와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으뜸가는 주체의 조국이라고 자랑하는 북한이 아프리카의 최빈곤국보다 조금 나은, 그러나 빈곤 이하의 생활을 하는 사람이 주민의 절대다수인 가난한 나라라는 사실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더욱이 한 강토에서 사는, 식민지통치도, 전쟁도 함께 겪은 남한은 빈곤국을 지원하는 부유한 나라로 발전했습니다.
빈곤한 나라는 자본의 부족으로 빈곤해지고, 그 빈곤 때문에 자본이 형성되지 않아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는 악순환이 지속된다고 합니다. 또 빈곤은 영양부족으로 인해 건강저하를 가져오고 건강저하로 인한 저생산성을 초래한다고 합니다. 특히 빈곤은 교육수준을 저하시키고 그로 인한 저생산성을 초래하여 빈곤을 지속시킨다고 합니다.
이러한 빈곤의 악순환에서 탈출하자면 개발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라는 장벽 때문에 투자유치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세계빈곤퇴치의 날, 아프리카가 아닌 북한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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