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북한에서는 김정일위원장의 동상제막식을 크게 진행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북한에 김일성주석의 동상은 많아도 김정일위원장의 동상은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김정일위원장의 동상을 세운 곳이 공장이나 대학, 도시가 아닌 국가안전보위부였습니다.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에 세워진 김정일위원장의 동상을 돌아보면서 계급적 원쑤들을 철저히 소탕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정보기관이 없는 곳은 없습니다. 이전 소련의 체카, 미국의 CIA, 이스라엘의 아사드, 특히 북한주민들의 기억에는 남한의 안기부도 유명합니다. 이는 정보기관이 국가를 유지함에 있어서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기관의 주 대상은 자기 국민이 아니라 외부사람입니다. 즉 외부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반탐활동과 해외에서의 정보활동이 주되는 사업으로 되고 있습니다. 만약 자기 주민이 간첩으로 의심되어 조사하는 경우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합니다. 그 주민이 간첩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면 인권침해로 되어 정보기관이 재판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보위부는 자기 주민에 대한 정치 감찰이 주되는 사명으로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의 구조만 보아도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정보기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국가안전부보위부는 중앙, 도, 시, 군에 이르는 전일적인 하부조직을 갖고 있고 기관 기업소, 협동농장, 대학, 동 인민반에는 담당 보위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른 나라의 정보기관은 담당 보위원제도는 상상할 수조차 없고 따라서 자국내에는 도, 시, 군 하부조직이 없습니다. 오늘의 남한국정원은 물론, 그렇게 극악했다는 남한의 안기부도 북한과 같은 조직구조를 갖추어본 적이 없습니다. 남한에서는 지난 시기 안기부가 한 정치 감찰이 도마 위에 올라 지난 사건을 재조사하고 공정하게 재평가하는 사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25년 전에 일반시민을 고문한 사건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난 양천구청장이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은 오늘도 주민들에 대한 정치 감찰이 버젓하게 행해지고 있고 정당화되고 있으며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정치 감찰의 대상은 높은 간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박남기가 숙청되고 심화조 사건으로 수많은 고위급 인사들이 처형된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정권을 잡기 위해 선거를 치를 때 집권여당은 상대편 정보를 알고 싶은 유혹에 빠집니다. 그런 경우에도 국가정보기관이 아닌 자체조직을 동원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알려지는 경우에는 파멸하고 맙니다. 1970년대 미국 대통령 닉슨이 상대편 선거본부에 대한 도청사건으로 대통령직을 내놓아야 했던 사건이 대표적입니다.
북한에서도 보위부, 보안서의 역할은 새로운 지도자가 출현할 때 제일 강화됩니다. 1970년대 김정일이 등장하면서 보위부가 안전부에서 독립했고 그때 보위부는 하늘에서 나는 새도 떨굴 정도로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최근 김정은정권이 출현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는 북한 새 지도부의 등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보위부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70년대 국가보위부는 신문이나 방송에 소개된 적이 없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것처럼 정보정치는 정권이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할 때 강화됩니다. 국가보위부를 정권수립의 제1돌격대로 삼고 그를 대중 앞에서 추어줄 정도로 정보정치가 공개화된 것은 북한정권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보위부의 감시와 통제 없이는 정권을 지탱할 수 없는 국가, 이것이 오늘날 전체인민이 수령의 두리에 일심 단결되어 있다고 자랑하는 북한의 실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