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를 입은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서 군인들이 주민 살림살이와 식량을 훔치는 행태가 끊이지 않자, 김정은이 최근 민심 이반을 우려해 ‘강도질 적발 시 즉시 처형’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북한주민들은 군대를 가리켜 ‘공산비적’이라고 합니다. 비적이란 일제시기 중국동북지방에서 집단적으로 주민들을 강탈하던 토비를 이르는 말로, 일제는 항일하던 부대들과 주민들을 이간시키려고 ‘공산비적’이라 불렀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 국가에서 군인들에게 먹을 것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서 수많은 군인들이 영양실조로 병에 걸리고 사망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군인들이 살 길은 도적질밖에 없었습니다. 군인들은 주둔지 주변의 민가들을 사정을 가리지 않고 토벌했습니다. 주민들 속에서는 “군대가 인민을 지키나? 인민이 군대를 지키지”라는 말이 유행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홍수피해지역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기계가 부족해서 수해복구를 인력으로 하다 보니 피해지역에 군대와 지원인원이 10만 명이나 투입되었습니다. 그런데 국가의 공급은 부실하기 그지없고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하거나 지원물자로 충당하라고 했으니 복구 작업보다 먹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로 나섰을 것입니다. 군인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의 재산을 강탈하기 시작했습니다. 두만강 주변 지역 주민들은 수해복구 군대 때문에 2차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중국의 국내전쟁시기 팔로군이 장개석 군대를 이길 수 있었던 중요한 비결은 군대가 인민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중국군대는 아무리 어려워도 인민의 생명재산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항일투쟁에 참가했던 김일성은 군민일치의 위력을 실제로 체험했고 따라서 인민군대 내에서 군민일치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군민일치 전통은 아득한 옛날일로 되었습니다. 한참 먹을 나이에 건설과 훈련 강도는 높고 먹을 것은 충분하지 못하다보니 군대의 노략질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군대내의 부패는 사회보다 더 극심해서 군인들이 입당과 대학추천은 뇌물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집에서 돈을 부쳐주지 못하면 군인들은 도적질을 해서라도 뇌물을 마련해야 합니다.
군인들의 도적질이 끊이지 않는 원인은 먹을 것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많은 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군사제도에 있습니다. 현재 북한은 117만여 명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인구대비 4.9%로 세계적으로 가장 비율이 높습니다. 남한은 북한보다 인구가 2배나 많지만 군대 수는 69만 명으로 인구대비 1.4%입니다. 중국은 228만 명으로 인구대비 0.2%, 미국은 142만 명으로 인구대비 0.5%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많은 군대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군인 1명을 유지하는 비용을 가장 적게 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군인들을 각종 건설에 무상으로 동원시켜 추가이득까지 얻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군대는 가장 값싼 노동력, 가장 값싼 총알받이인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고파서 도적질한 군인들에게 죄를 물어 총살하라고 합니다. 사실 죄를 물어야 할 사람은 군인들이 노략질에 나서도록 원인을 제공한 최고 사령관입니다. 최근 총살 명령이 떨어지자 군인들의 도적질이 급속히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배고프고 돈이 필요한 군인들은 시일이 좀 지나면 다시 도적질에 나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