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역사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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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에서는 국정교과서문제를 놓고 정치 사회계에서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국정교과서란 국가가 직접 집필하고 발행하는 교과서를 의미합니다. 남한의 국가기관인 교육부가 직접 집필진을 선정하고 승인 발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전적으로 국가가 통제하게 됩니다. 남한에는 국정교과서와 다른 검정교과서도 있습니다. 검정교과서는 국가가 검토하고 승인해야 발행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일정한 기준을 통과하면 승인하는 것으로 국가가 그 내용을 좌지우지 할 수 없습니다.

자본주의 국가들의 교과서 제도는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국가는 교과서를 제작하지 않고 일반출판사들의 교과서만 이용하는 검정교과서제, 국가가 직접 제작한 국정교과서만 인정하는 국정교과서제, 국가의 교과서와 일반출판사들의 교과서를 다 이용할 수 있는 국정검정혼용제가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전에는 국정교과서제도였지만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검정교과서제도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새누리당에서 역사교과서에 한해서만는 국가가 만든 교과서만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국정교과서제도에 대해 비판해 나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남한의 국정교과서제가 진실을 왜곡하고 사회를 극도로 반동화 보수화하는 것이라고 비난해 나섰습니다. 남한에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 북한의 교과서 제도는 완전무결한 국가교과서 제도입니다. 북한은 모든 교과서를 국가가 만듭니다.

북한은 원래 모든 출판물을 철저히 통제하는 제도가 수립되어 있습니다. 교과서는 물론이고 작은 상표하나도 국가의 승인 없이 찍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국가의 승인도장이 찍히지 않은 책은 보는 자체가 범죄로 됩니다. 교과서에 한해서는 집필진을 선정하고 출판, 발행까지 전 과정이 국가의 통제에 의해 이뤄집니다. 교과서를 개별적 사람이나 집단이 집필하고 출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한처럼 교원이나 시민들이 교과서내용이 잘못되었으니 고쳐야 한다고 들고 일어난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남한이 북한처럼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한다고 비난해 나선 것입니다.

이번에 남한에서 문제로 되고 있는 것은 역사교과서 편찬에서 좌우편향에 관한 태도입니다. 같은 6.25전쟁에 대해서도 정치적 성향에 따라 설명이 차이 납니다. 좌측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남한에서의 북진소동이 전쟁이 일어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우측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전쟁의 원인은 전적으로 남한을 공산화하려는 북측의 침략성에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측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박정희의 산업화정책을 찬양하면서도 그가 정치적으로 독재를 실시했다는 것에 대해 조금 언급합니다. 그러나 좌측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박정희시기의 군사독재 통치와 그로 인한 민주주의의 말살에 대해 강조하고 산업화에서의 성과는 조금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역사를 부풀리고 사실을 왜곡합니다. 예로 온 세상이 다 알고 있는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지를 소련 하바롭스크가 아니라 백두밀영이라고 쓰고 있고, 전쟁을 일으킨 것은 북한이 아니라 남한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통해서 후대들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역사를 왜곡 해석함으로써 체제나 정치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번 남한의 국정교과서제도를 비난하면서 진실은 가릴 수 없으며 역사왜곡과 반동적인 역사교육으로 정권을 유지하려는 것은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인즉슨 정말 맞는 말입니다. 그런데 북한 자체의 역사교육을 한 번 돌아보고 이런 소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