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사회주의,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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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의 논문 <사회주의는 과학이다> 발표를 계기로 <사회주의의 진리성>, <사회주의의 미래> 등을 운운하면서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그 승리의 필연성에 대한 사상교양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날 세계의 양심적인 지식인들은 자본주의 발생 초기 나타난 많은 부정적 현상들을 목격하면서 그 대안을 사회주의에서 찾았습니다. 사회주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혁명가들과 인민들이 한생을 바쳤고 지어 목숨도 서슴없이 바쳤습니다. 그러나 70여 년간 사회주의 건설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사회주의 이상 역시 현실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주의 체제는 인민에게 국가의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지 못했습니다. 주민들은 오히려 자본주의 나라 주민보다 더 정치적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주민들은 자기의 마음에 드는 대통령을 선거할 수도 없고 국가의 정책을 마음대로 비판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사회주의는 계급적 불평등을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사회주의 초창기에는 지배계급과 착취계급을 청산하고 천대받던 노동자 농민이 당과 국가의 간부가 되었지만 일정한 시기가 경과하자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지배계급인 간부계급과 피지배계급인 노동자, 농민계급으로 분리되었습니다. 권력자들의 부정부패로 인한 빈부의 차이가 다시 발생했고 나날이 커졌습니다.

특히 국가가 운영하는 계획경제는 생산이 무정부적으로 진행되어 공황과 호경기를 반복하는 자본주의 시장 경제보다 더 불합리해서 주민들의 생활수준은 자본주의보다 까마득히 뒤떨어졌습니다. 국가의 각종 통제와 제재는 과학과 기술, 문화 발전을 저해했고 이 분야에서도 사회주의는 자본주의보다 못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된 원인을 당의 영도가 부족, 고르바초프와 같은 혁명의 배신자 등 여러 가지 원인을 찾고 있지만 사회주의의 실패는 사회주의 체제 자체에 근원이 있었고 그를 버린 것은 어느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인민의 선택이었습니다.

사회주의는 모든 사람들이 집단주의 사상만을 가지고 있을 때에 가능한 목표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집단주의적 속성과 이기적 속성을 함께 갖고 있으며 이는 지도자도 예외가 아닙니다. 그러나 사회주의 체제는 이기적 속성을 제어하는 제도적 장치가 없이 사상교양 하나로만 이를 극복하려고 하였고 결국 그 때문에 사회주의는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금도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과 그 승리에 대해 광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오늘에 와서 북한만큼 반사회주의적인 국가는 지구 상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늘 북한의 정치체제는 사회주의 민주주의체제가 아니라 봉건적이고 군국주의적인 체제이며, 경제는 사회주의경제가 아닌 궁정경제입니다. 가장 반 사회주의적 정책을 펴고 있으면서도 사회주의 정통국가로 자처하고 있는 모순된 모습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을 비정상국가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2,500만 주민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면서도 수령을 위해 살고 죽는 북한체제를 보고 세상 사람들은 감동이 아니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본주의도 많은 결점이 있는 사회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국가들은 북한과는 달리 그 결점을 인정하고 고치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체제의 결점을 억지로 외면하면서 자멸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늘 말해온 것처럼 역사발전의 합법칙성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상기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