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쌀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7월 초까지만 해도 2,000원선에서 유지되던 쌀값이 서서히 오르다가 11월부터 급상승하기 시작해 현재 3,500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평양에서는 3,800원까지 올랐습니다. 추수철에 쌀값이 상승하고 있어 주민들이 아연해하고 있으며 앞으로 쌀값이 5,000원까지 오른다는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북한의 쌀값이 폭등하는 것은 북한당국의 경제정책이 가져온 응당한 결과입니다. 최근 북한은 내년 4.15에 어떤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각종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이에 필요한 외화를 얻기 위해 석탄 광물 생산을 장려하고 북한경제운영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생산된 석탄의 상당량을 중국에 수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내세운 목표달성을 위해서는 그것으로 모자랍니다. 그러다 보니 외화가 부족해 외화 값이 상승하고 북한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8월 1달러당 2,600원, 1위안당 410원 정도 하던 북한의 외화가격은 현재 1달러당 4,000원, 1위안당 600원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는 수입에 상당량 의존하는 북한의 쌀값을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시장에서 외화시세의 상승은 북한당국의 무리한 통제와도 적지 않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내년 4.15를 계기로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고 내부적인 동요를 막는 등 정치적 성과도 거두려 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외부정보의 유입통로인 국경을 봉쇄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권력세습을 계기로 폭풍군단의 국경지역 검열을 비롯하여 각종 검열이 꼬리를 물고 있고 가혹한 처벌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히 국경에서 밀수나 외화벌이가 위축되는 결과를 초래하여 시장의 외화거래량을 축소시키고 따라서 외화 값의 폭등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또한, 금년 농사작황이 좋지 않은 것도 쌀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올해 황해도 지역이 수해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함북도의 농사 작황은 괜찮은 편이라고 하지만 함북도의 알곡생산량을 다 합쳐야 황해도 한두 개 군의 생산량을 조금 넘습니다. 게다가 군량미를 무조건 보장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농장에서 시장으로 알곡을 빼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내년도 김일성주석의 탄생 100돌을 맞으며 강성대국을 건설하겠다는 북한당국의 목표와 의지가 북한주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북한의 텔레비전과 방송에서는 함남도의 기간산업공장, 자강도의 기계공장 등을 비롯해서 현대적인 건물이나 기계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공장을 지어놓았다 하더라도 거기서 생산된 생산물을 팔아 공장투자자금을 회수하고 공장가동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그저 파산된 공장일 뿐입니다. 경제적 효율을 따지지 않는 전시성 공장건설은 경제회복이 아니라 파산을 촉진할 뿐입니다.
지금 알곡 값의 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의 생활을 막바지로 밀고 있습니다. 알곡 값이 상승해도 외화 값이 함께 오르기 때문에 외화를 쓰는 사람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외화를 쓰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재작년 화폐개혁의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현재 북한주민 생계의 70%를 감당하고 있는 시장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장사하는 사람들은 정말 돈 벌기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현재 북한의 상황에서는 누구의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건설보다는 시장의 쌀값을 낮추는 것이 더 필요합니다. 시장에서 쌀값이 50원이나 60원으로 하락한다면 주민들은 선전하지 않아도 진심으로 강성대국이 되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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