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통계청은 2017년 한국의 쌀 생산량은 397여만 톤으로 전년의 420여만 톤 에 비해 5.3%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쌀 생산량이 준 이유 중의 하나가 정부가 쌀 생산면적을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실시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쌀 생산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북한과 달리 남한에서는 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1인당 쌀 소비량은 해마다 줄고 있습니다. 작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9kg로 30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쌀이 팔리지 않으면 쌀 생산을 줄이면 되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식량은 전략물자에 속하는데다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 인구의 5%에 달하는 300여만 명이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당장 농업을 그만두면 생계에 타격을 입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줄여나가도록 국가가 속도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내 쌀과 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시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농산물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여하고 쌀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시장가격보다 훨씬 높은 값으로 국가가 쌀을 수매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국제시장과 대비하면 남한의 쌀 가격은 배 이상 높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는 외화벌이 회사들이 중국으로부터 먹을 거리, 생필품을 제한 없이 수입하고 있어 돈 없는 서민들의 생활난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뙈기밭 농사에 의지해 살던 주민들과 농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농민들과 읍 노동자들은 텃밭과 소토지에서 농사를 지어 생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뙈기밭에서 생산되는 곡물로 식량을 해결하고 마늘과 오이, 고추와 담배 등 값이 나가는 작물을 심어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각종 농산물이 쓸어 들면서 값이 급속히 하락하는 바람에 농민들이 살길이 막막해지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북한의 옥수수 수입량이 작년에 비해 훨씬 늘어나 뉴스가 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에서 2009년까지만 해도 옥수수 값은 쌀값의 절반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옥수수 값은 쌀값의 1/3로 하락했습니다. 북한의 곡물가격이 국제시장 가격과 같아진 것입니다.
북한은 공업국가라고 자칭하지만 공장이 모두 멎은 오늘 북한에서 그나마 생산물이 나오는 곳은 농업밖에 없습니다. 현재 북한의 농업인구는 인구의 40%에 달합니다. 거기다 공장이 가동하지 않다 보니 소토지에 의거해 사는 노동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생산한 알곡으로 주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농민들의 생계를 생각한다면 농산물을 수입하면서 그로 인해 타격을 받게 될 농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농업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시장가격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생존을 보호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서 무차별적인 농산물 수입만 허용함으로써 가뜩이나 어려운 농민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외화벌이 회사들이 번 돈의 대부분은 지도부에 충성의 자금으로 들어갑니다. 결국 무분별한 수입은 지도부의 돈주머니를 채우기 위해서 취해진 것입니다. 최근 북한지도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기 위해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력갱생과 외국상품의 무제한한 수입은 완전히 상반되는 것입니다. 결국 자력갱생은 나라의 경제를 구원하기 위한 정책이 아니라 지도부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빈 구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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