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에서는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던 인물들의 비리가 연이어 터지고 있는 속에 문제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이화여자대학교에 부정 입학시킨 것이 탄로나 여론이 끓고 있습니다. 그 불똥이 확대되어 박근혜 대통령이 중학교에 진급하던 때인 1963년 시험과목이 갑자기 국어와 산수 두 과목으로 축소된 것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당시 박정희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으로서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으며 그 해 12월 제5대 대통령에 취임했기 때문에 누가 잘 보이려고 시험과목을 축소한 것이 아닌가 의혹을 낳고 있습니다.
현재 남한의 대학진학률은 세계1위로 학생의 70~80%가 대학에 진학합니다. 부모들은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생들은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하루 18~20시간씩 공부하는 등 입학경쟁이 치열합니다. 지난 시기 남한에서는 돈이 없고 권력이 없는 가난한 집 자식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면 좋은 직장에 들어가 높은 월급을 받으며 생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는 철저하게 실력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고 대통령의 자식도 특혜가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대통령 퇴진운동에 합세하여 그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남한의 대학비리도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이 남한을 비난할 처지는 못 됩니다. 더욱이 대학입학을 둘러싼 비리에 대해 말한다면 북한은 남한과 대비조차 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 대학입학이 돈과 권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비밀입니다. 사회주의 시기에는 권력이 대학입학에서 큰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남산고급중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잘하지 않아 아버지의 속을 꽤 태웠지만 김일성종합대학에 버젓이 입학했습니다. 대학 때도 아버지의 현지지도에 많이 동행했다고 하는 것을 보면 강의에 적지 않게 빠졌을 것이지만 그를 높이 찬양하고 있을 뿐 결석으로 문제를 세운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김정일의 논문으로 알려진 사회주의건설에서 군의 위치와 역할은 지도교수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스위스에서 고등학교에 다녔다는 기록은 있지만 북한의 김일성군사대학을 어떻게 졸업했는지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스위스학교의 기록을 보면 실력이 별로였다고 하지만 어린 나이에 국가의 지도자로 등장했습니다.
그 본을 따서 북한에서는 항일투사와 간부들의 자식이 다니던 특수학교인 남산고등중학교 졸업생은 본인이 가겠다는 대학에 100% 추천해주고 대학에서는 100% 입학시켰습니다. 또한 최고 지도자와 연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접견자’라는 특별 지위를 부여하고 위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대학이 알아서 입학시키고 졸업시키며 졸업한 이후에는 당에서 알아서 좋은 곳에 배치해주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있는 오늘에 와서는 권력과 함께 돈이 대학입학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되고 있습니다. 대학입학시험을 관할하는 각급 교육부 대학입학담당 간부와 각 대학의 당비서 학장 간부과장 등이 뒷돈을 받고 학생들을 입학시키는 현상이 일상화되다 보니 각 대학 부정입학을 위한 돈 액수가 얼마라는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대학교수들에게 뇌물을 주고 성적을 올리는 학생들이 늘면서 성적을 받는데도 돈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부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공부도 잘하지 않던 학생들이 졸업하면 권력기관과 돈을 버는 회사에 들어갑니다. 실력보다 돈과 권력을 우선시하는 북한의 풍조는 수령이 만들어놓은 이러한 대학시스템에 근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