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인공지구위성 발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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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을 통해서 이달 10일~22일 사이에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선포하고 원료수송까지 끝낸 북한이 미사일발사 준비과정에 이상이 생겨 제날짜에 발사하지 못한다고 통지했습니다. 발사 연기 결정이 기술적 문제 때문인지 혹은 정치적 고려 때문인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발사날짜를 미루게 된 것만은 확실합니다.

북한은 인공지구위성 발사는 평화적 우주이용을 위한 권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위성을 발사하면서 북한만 발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평등하다고 규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발사는 평화적 위성발사가 아니라 군사적 목적을 추구하는 로켓시험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선전했지만 우주에는 북한위성이 없습니다. 북한은 어느 궤도에 위성을 올리겠다고 한 적도 없고, 이 궤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적도 없습니다. 우주공간에 위성을 올려놓으려면 우주공간에 천여 개 넘게 올라가 있는 위성들과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궤도정보와 발사체 항로와 관련한 정보를 반드시 주변국과 이해 당사자들에게도 통보해야 하는데 그런 사실도 없습니다. 또한 북한에는 위성을 추적 감시하기 위한 통신기지도 없습니다.

북한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어서 국내에서 핵과 로켓의 발사를 규제할 수 있는 아무런 제도적 담보도 없습니다. 수령의 말 한마디면 핵과 미사일이 날아갈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과 일본, 남한은 물론 북한의 우방이라고 하는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 실험을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자기 나라 국민의 초보적인 생존도 보장하지 못해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하면서 체제수호를 위한 로켓발사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데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4월에 이어 또다시 실험을 강행하려 하는 것은 무엇보다 내부사정 때문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공식 출현한 지 1년이 되었지만 주민들의 생활은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보위부 보안성 검찰기관만 강화되어 주민들에 대한 각종 통제만 강화해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개혁에 대한 희망만 띄어놓고 실행을 미루다보니 시장에서 물가만 올라 주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되었습니다. 가을철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 주민들이 쌀이 없어 아사자까지 나고 있지만 국가는 속수무책입니다. 때문에 주민들에게 로켓발사라는 쇼를 통해 우리도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기간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기 때문에 누구도 북한을 상대하려 하지 않습니다. 특히 신용을 제일로 여기는 미국은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전에는 대화에 응하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로켓을 확보하고 미국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북미대화를 재개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실험은 유엔안보리 사회의 제재결정을 가져올 것이고 이는 북한에 대한 지원 축소, 대외거래 금지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더욱 철저한 대북금융제재를 토의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더욱더 북한을 믿을 수 없는 국가로 인정하게 될 것이고 북미대화의 문은 더 멀어질 것입니다.

주민들의 감동도 그렇게 크지 않을 것입니다. 배가 고프고 추위에 떠는 주민들을 국가가 위성을 쏘든 핵무기를 만들든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먹을 것도 없는데 쓸데없이 돈을 쓰고 있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인공지구 위성이 우주를 날고 있다고 한 거짓선전이 들통이 나 정부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만 더 깊어지게 될 것입니다.

북한이 왜 미사일발사를 미루었는지 알 수 없지만 북한지도부가 정말로 체제위기를 극복하고 싶다면 미사일이 아니라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고 국제사회도 희망하여 마지않는 개혁개방 신호탄을 쏘아 올려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