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중 관계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북한에서 100여명의 화교들을 간첩혐의로 잡아들였다는 뉴스가 떴습니다. 중국의 인민일보는 이 사실을 부인했지만 북한보위부가 많은 화교들을 체포한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지난 시기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는 항일전쟁,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피로서 맺어진 관계로 정의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을 채택하고 더욱이 남한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북·중 관계는 경색되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중국의 <배신>을 보고 절치부심했으며 그때부터 중국을 경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을 공개적으로 배척할 수 없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한의 뒤를 봐주고 있는 중국에서까지 외면받게 되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고 북한의 생존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정일은 북·중 관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사망하기 전에는 아픈 몸을 끌고 한 해에 두 번씩 중국에 드나들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아버지와 달리 중국과 대립했습니다. 김정은은 중국통으로 알려진 장성택을 처형했을 뿐 아니라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핵 실험을 계속했으며 남한의 천안함 폭발, 연평도포격 등 군사적 공격을 강화하면서 조선반도정세를 계속 긴장시켰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분노했습니다. 북·중 관계를 이전처럼 유지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중국지도부와 학자들 속에서 확산되었습니다. 시진핑 정부는 대북정책을 크게 수정해서 북중 관계를 혈맹관계로부터 보통국가들 간의 관계로 낮추었습니다.
최근 들어 중국은 북한보다는 오히려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정상의 상호방문에 이어 올해에 중국정부는 항일전쟁승리 70돌 행사를 크게 치르면서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을 초빙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정부는 당창건 70돌기념행사를 계기로 북중관계를 회복하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모처럼 마련된 모란봉악단의 중국공연을 세 시간 앞두고 취소하고 귀국해버렸습니다. 북한이나 중국이 정식 해명하지는 않았지만 취소사유는 공연내용 때문이라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수령우상화와 핵미사일정책을 찬양하는 내용이 공연에 들어있어 중국은 이런 내용을 공연에서 뺄 것을 요구했고 북한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12월 유엔총회에서 북한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인민일보는 결의안에 반대한 것은 북한인권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으며 다만 다른 나라의 내정불간섭원칙 때문이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의 편치 않은 심정을 내비친 것입니다.
아직까지 중국은 북한이 자신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치적 관계가 편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중 간 무역관계는 계속되고 있으며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중 관계가 이전의 관계로 회복될 수는 없습니다. 지난기간 북중 관계를 지탱하고 있던 지도자들과의 인적관계는 세대가 교체되면서 끊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새로운 세대의 생각은 이전 세대와 너무도 다릅니다. 생각에서의 차이는 두 나라 지도부는 물론 주민들 사이의 관계를 더욱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고립도 나날이 심화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