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여러분, 지난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요즘 날씨가 낮에는 한여름처럼 덥습니다. 봄 가뭄이 심각하다고도 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과 함께 언어 예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우리 속담에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은 남한의 5,000만 명과 북한의 2,500만 명, 전 세계의 동포까지 합해 7,800만 명이 사용하고 있어 전 세계 12위 내외의 대단한 언어세력을 가진 말이라는 것이 언어학계의 정설입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우리 말에 대한 자부심을 고운 말과 바른 말 쓰기로 실천해 나가야 합니다.
방송언어는 방송에 나오는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방송언어의 조건으로는 표준어로 이해하기 쉬운 말이어야 하는 것과 함께 시청자 중심의 높임 말 이어야 합니다. 드라마를 비롯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방송언어는 시청자 중심의 높임말이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대통령 등 국가원수에게 라도 지나친 경칭을 쓰거나 시청자가 불쾌감을 느낄 정도의 경어를 쓰는 것은 피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송에서는 품위 있는 말을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방송에서는 욕설이나 은어를 써서는 안 되며, 혹시 욕설이나 은어를 인용할 경우에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신체적인 결함을 상징하는 말을 쓸 때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돼지새끼라는 말보다는 새끼돼지 라고 하면 훨씬 부드럽고 귀여운 느낌이 드는 말이 됩니다.
저는 통일연구원에서 일하면서 북한 공식매체들의 원문을 거의 매일 보고 있습니다. 우리 일반 일도 '통일전망대'나 '남북의 창'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북한방송을 접하고 있습니다. 뉴스시간에도 북한 조선중앙TV 내용을 보도하기도 합니다. 북한 방송언어는 우리와 다른 언어예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우 거칠고 욕설에 가까운 말들을 공식매체인 방송을 통해서 보내고 있습니다.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들도 아무런 여과 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방송에서 방송예절에 어긋나는 말을 사용하면, 제재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송에서 욕설이나 여성비하 혹은 성차별, 지역차별, 장애인 차별 등의 말을 하면 방송 출연을 정지 당하게 될 뿐만 아니라 당사자로부터 명예훼손으로 법적 소송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관련 방송을 한 방송사도 시청자에 대한 사과 문을 내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말은 우리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일뿐만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도 영향을 줍니다. 요즘 어린아이들이 욕설을 많이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많이 있습니다. 고운 말을 쓰도록 하는 것이 지식을 더 익히고 배우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남북한 주민이 서로 방송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되는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한 방송들이 바른 말, 고운 말로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켜나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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