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10월 9일은 한글날이었습니다. 공휴일이 너무 많아서 한글날이 법정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다시 공휴일로 제정되었습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만든 우리말입니다. 세계 어느 글보다 과학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글은 쉽게 배우고 읽혀서 널리 보급되도록 하고자 했던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한 마음'이 담긴 글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도 많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 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음악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물론 남한과의 무역회사나 남한 투자기업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된 이유입니다.
그런데 정작 남한에서는 영어 등 외래어 사용이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오신 탈북민들은 외래어 단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또한 남한 청소년들은 단어를 줄여서 앞자리만을 따서 부르는 등 나이든 세대들은 잘 알아듣기도 힘든 말들을 사용합니다. 물론 이러한 습관은 컴퓨터, 손 전화 등 정보화기기를 사용할 때 짧게 줄여서 쓰는 말이 편안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살고 계시는 북한은 순수한 우리말 사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고유의 우리말을 사용하고자 하는 노력들을 알 수 있습니다. 남북한이 의사소통이 어려울 정도로 언어사용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남북한이 상당한 언어 상 차이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2006년 남북한이 합의한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33만여 개의 말뜻을 담은 겨레말 큰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남북한이 공동협력 사업으로 추진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겨레말 큰 사전 편찬 사업도 천안 함 사건으로 2010년부터 중단되어 왔다가, 올 7월에 다시 남북한 회의로 사업재개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5년 여 기간 동안 사업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사전 편찬시기도 2019년 으로 연기되었습니다.
겨레말 큰 사전을 편찬하는 남북공동협력사업은 우리 국회에서 법으로 제정되어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그 만큼 중요한 사업 이라는 점에서 중단됨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남북한이 공동 협력해야 할 사안들은 다양한 전통문화유산과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 문화유적지를 공동발굴하고 역사기록을 전시하는 사업들이 추진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남북한이 공동으로 발굴하고 보존해야 할 자산입니다. 유형문화재와 함께 비물질 문화유산 즉 무형문화재에 대한 보존 및 전수사업도 공동협력사업으로 추진되어야 합니다. 사람으로 전해지는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무형문화재에 대한 보존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내년 2015년은 우리 민족이 식민통치로부터 해방을 맞이한 광복 70주년입니다. 동시에 남북 분단 70주년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남북한이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공동의 기억과 유산을 다시 회복하고, 더 나은 한반도, 모두가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남북이 보다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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