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0일 러시아 극동지역 연해주 정부는 2014년 외국인 노동자 도입 규모를 2013년보다 13%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해주는 러시아 내 전체 북한노동자의 4분의 1이 넘는 5천 6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최대파견지역입니다.
이와 같이 러시아 연해주 정부가 외국인 노동자 규모를 축소한 것은 2013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이후 지역 건설업계의 노동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지역의 노동수요 규모뿐만 아니라 인권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 북한은 해외파견노동자의 규모를 크게 늘려왔습니다.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된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세계 40여 개 국가에 4만6천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에는 주로 벌목공으로 2만여 명, 중국에는 생산직 단순노동자 위주로 1만9천여 명, 몽골에는 생산직과 건설업에 1,800여명이 노동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 해외파견노동자의 임금은 300달러에서 1000달러에 이르고 있어, 북한에 중요한 '외화벌이' 사업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인력을 해외에 노동자로 보내는 것입니다. 남한에도 동남아, 몽골 등 개발도상국의 노동자들이 산업연수 등의 명목으로 들어와 일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도 1963년부터 1970년대 말까지 독일에 총 1만 9천여 명의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였습니다. 지난해가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낸 지 50주년으로, 여러 방송사들이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독일에 파견한 노동자들 사연을 다루었습니다. 가난한 가족의 살림살이를 해결할 종자돈을 벌기 위해, 형제자매들의 교육비를 벌기 위해 먼 타국생활을 하며 고생하던 이야기들이 소개되었습니다.
당시 독일에 파견된 광부들과 간호사들이 송금한 외화는 남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토대를 쌓아나가는 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도 남한 노동자들은 중동의 사막에까지 나가 일했습니다.
북한의 경우에도 해외파견 노동자들이 송금하는 외화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들은 북한의 해외파견 노동자들이 보위요원들의 감시 하에 집단생활을 하며, 일한 대가인 월급을 직접 지급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러 명목으로 임금을 당국에 바치고, 그 중 극히 일부만 지급받는 상황이 노동착취라는 것입니다.
북한당국의 입장에서는 월급을 외화로 받기 때문에, 외화관리차원에서 당국이 개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노동자의 경우에도 북한에서 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북한주민들은 해외파견을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돈을 들여 사업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들이 제기하는 북한의 해외파견노동자 인권침해 문제는 사소하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엔을 중심으로 노동자들의 인권침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들에 대해 엄청난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기업들이 물건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면, 그렇게 생산된 물건들이 판매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기업들의 생산품에 대한 구매거부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기업도 '착한기업'이 되어야 제대로 인정받고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체코 등 동구권에 파견되었던 북한노동자들이 인권침해 문제로 철수 되었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유는 북한당국이 집단합숙생활을 명목 으로 노동자의 생활을 통제하고, 임금을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착취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국제사회는 북한의 해외파견노동자의 인권상황을 주시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들을 관련국가에 촉구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건설에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해외파견노동자 규모를 늘려가기 위해서는 해외파견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존중하는 조치들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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