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순]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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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주민 여러분, 지난 한 주간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서울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태풍 너구리가 지난 후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회의에 다녀왔습니다. 러시아의 한반도 전문가들과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냉전시대에는 공산주의 종주국이었던 소비에트공화국 방문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제 모스크바에는 북한대사관뿐만 아니라 남한대사관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매일 인천에서 모스크바로 대한항공이 운항하고 있으며, 제가 탄 비행기에도 남한 관광객들이 많이 타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방안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논의 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라시아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거대시장인 유라시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한국의 교역 무대를 확장하기 위해 박근혜대통령은 지난 6월 중앙아시아 3개국을 방문 한 바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는 이미 남한기업 250여개가 진출해 있습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유라시아 내 끊어진 물류 망을 연결하여 물리적 장벽을 극복하는 '하나의 대륙', 산업·기술·문화가 융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새로운 경제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시대를 열어 가는 '창조의 대륙', 경제통상과 문화교류를 가로막는 평화와 안보 위협을 해결하는 '평화의 대륙'을 세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신 동방정책'으로 불리 우는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경제권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2012년 극동개발부를 신설하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 하였습니다. 극동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철도, 해상운송을 위한 물류센터 및 항만건설 등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반도 내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점이 회의참석자들의 공통적인 지적이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2013년 11월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교통물류사업 참가를 합의한 바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추진하는 철도연결과 나진항 개보수 공사에 남한의 기업들이 참여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 2차 실사 단이 다음 주 사업현장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지난 주 회의에서 러시아 전문가들은 남북한 관계개선이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사업에 앞서, 러시아와 남북한이 보다 손쉽게 추진할 수 있는 협력사업들을 통해 상호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우리는 군사적 대립을 중단하고, 평화와 경제번영의 토대를 함께 마련하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