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9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역사적인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이번 회담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중국의 부상과 무관치 않습니다.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해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중국, 숨어서 힘을 기르던 시절에서 벗어나 군사, 외교적으로 힘을 과시하기 시작한 중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미국과 마주앉은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관계를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을 정하고, 경제와 외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합의를 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천안함, 연평도 도발로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는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였습니다. 공동성명은 한반도의 긴장고조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남북관계의 개선과 남북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작년 11월 국제사회에 공개한 우라늄농축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번 회담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보였고, 남북한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회담 추이를 지켜봤을 것입니다. 두 나라가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논의하고 어떤 합의에 이르는가에 따라서 남과 북의 정책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일제치하에서 해방되던 1945년 왜 하나의 나라를 만들지 못했는지 원망스럽습니다. 태평양 전쟁 말기에 그 교활한 소련의 스탈린이 참전만하지 않았더라도 분단은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소련이 김일성을 앞세워 38선 이북을 장악하고, 유엔의 남북한 총선거 요구를 거부하면서 분단의 비극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분단은 그 자체가 비극입니다. 과거 아시아 대륙을 호령하던 우리 배달민족이 동북아의 끝자락으로 쫒긴 끝에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둘로 나뉘어 서로 대치하고 있는 슬픈 현실을 우리는 자각해야 합니다. 중국과 일본이 우리민족의 역사를 말살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민족의 선구자들이 면면히 우리역사의 진실을 전해왔고, 그분들의 덕택으로 우리는 민족웅비의 꿈을 간직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조선시대에 "계원사화"라는 책을 쓰신 물계자라는 필명의 선각자는 이 책에서 유구한 민족역사의 진실을 전하면서, 후손들이 이런 사실을 알게 된다면 죽어서라도 여한이 없겠다며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반도의 미래를 같이 논해야 합니다. 부자간에 정권을 넘겨받는 데 혈안이 되어 민족의 장래를 내팽개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북한정권이 '반민족적'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생각을 고쳐먹고 민족의 장래를 진지하게 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서양 속담을 귀감으로 삼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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