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일본 자연재해, 북한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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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이 큰 재난을 맞아 고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1일 오후 동경 북쪽 센다이 근처 해저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고, 만 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여러 개의 도시가 초토화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난 것입니다. 규모 9.0의 지진은 세계적으로 지진 규모를 관측하기 시작한 이래 다섯 번째로 큰 것이고,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으로는 역대 최대라고 합니다.

지난 1923년 9월 1일 동경과 요코하마 지역에서 발생한 관동대지진은 규모 8.0 정도이었데, 이 지진으로 14만여 명이 사망하고 4만여 명이 실종되었습니다. 관동대지진이 난지 100여 년이 되어 가면서 일본에서는 관동지역에서 또 다른 지진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었지만 휴양과 관광의 도시로 유명한 센다이에서 지진이 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지진은 관동지역의 동북쪽에서 발생했다는 의미에서 '동북관동대지진'이라고 부릅니다.

일본은 워낙 지진에 대한 대비가 철저한 나라이기 때문에 웬만한 규모의 지진에는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지진 자체로는 큰 피해가 없었습니다만 예상치 못한 해일이 닥쳐 피해가 컸습니다. 일본의 주택은 대부분 지진에 강한 나무로 만들어져있는 데, 물 폭탄이 덮치면서 대부분의 집들이 그대로 쓸려 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더 큰 걱정은 센다이 인근 후쿠시마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에 문제가 생겨서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발전소 근로자들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이미 방사능 피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국가적 재난을 겪는 일본을 보면서 만약 북한에 비슷한 재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자연재해에 얼마나 취약한 나라인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매년 홍수가 나면 유독 피해가 많은 북한의 상황을 일본과 비교한 제 논평을 북한 동포들께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한 나라의 국력이 얼마나 강한가를 말해주는 잣대는 그 나라의 국민 개개인이 얼마나 사람다운 삶을 사는가와 자연재해에 대비한 준비가 얼마나 잘 되어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북한처럼 핵과 미사일을 흔들면서 협박을 일삼거나 리비아처럼 국민의 의사를 총칼로 짓밟는 경우에는 나라 취급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보면서 평안북도 영변의 핵단지와 함경북도 길주의 핵실험장을 걱정하게 됩니다. 일본처럼 안전에 안전을 기하는 선진국도 불의의 자연재해를 당해 큰 피해를 겪고 있는 데, 북한의 핵시설은 얼마나 안전한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영변 핵시설을 다녀온 서양 사람들은 안전상태가 너무 형편없는 시설에서 북한 사람들이 일하는 것이 그저 놀랍다고 말하곤 합니다.

남쪽으로 온 어느 탈북여성은 영변 핵시설에서 일하는 남편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동포들이 북한 정권의 핵개발 야욕에 희생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핵을 개발한다며 우리의 금수강산을 핵 쓰레기장으로 만들었고, 우리 후손들에게 핵 쓰레기를 치워야 하는 큰 짐을 지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