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남 과학 기술력 빛난 천안함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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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밤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남한 해군함정인 천안함이 격침된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가 5월 20일 남한 국방부 청사에서 열렸습니다. 사건발생 직후 남한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북한의 소행일 것이라고 추측했었습니다. 야밤에 남한 함정을 공격할 세력은 북한 정권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남한 정부와 국민 모두 일단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사고원인을 밝혀내기로 하고 그간 사고조사에 전력을 기울여왔습니다.

46명의 젊은 생명을 앗아간 중요한 사건이기 때문에 조사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서, 남한 정부는 남한의 민간 전문가들과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그리고 스웨덴의 사고조사 전문가들까지 포함시킨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각종 증거수집과 자료분석을 통해 드러난 결과를 5월 20일에 발표한 것입니다.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잠수정에서 발사된 폭약중량 250kg 정도의 어뢰공격을 받아 침몰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밝혀내기 위해, 남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첨단 정보수집 수단, 최신 화학성분 분석 기법 등 동원가능한 모든 과학적 수단을 사용해서 북한의 범죄행위를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결론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로서, 북한제 어뢰의 스크루우 파편을 해저 47m의 바다 밑에서 건저 올렸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조사결과 발표가 시작된 지 30분 만에 천안함 침몰은 남한이 날조한 조작극이라며 남한이 보복할 경우 전면전을 포함한 강경조치를 취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 조사결과 발표가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준비한 성명을 발표하면서 물증을 확인하기 위해 검열단을 남한에 파견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습니다. 북한의 이런 행동을 우리 속담에서는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고 말합니다.

아마도 북한 정권은 남한이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알아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남한의 이명박 정부에 타격만 입히고, 자신들은 유유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믿었을 것입니다. 북한의 현재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이번 사건조사를 위해 남한과 국제사회가 동원한 각종 첨단기법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과학 기술력이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밝혀서 국제사회에 공개한 것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떠들고 있지만, 과학기술 수준이 낮아서 큰 망신을 하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핵문제가 시작된 지난 1992년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 즉 IAEA의 사찰을 받으면서 영변의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실시한 재처리 회수와 플루토늄 양을 거짓으로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IAEA는 당시로선 최첨단의 샘플링 기법을 사용해서 북한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했고, 국제사회는 북한의 억지를 믿는 대신 과학적 증거를 제시한 IAE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번에도 똑 같이, 국제사회는 남한 정부의 조사결과에 신뢰를 보낼 것입니다. 조사결과 발표장에는 다국적 조사팀의 대표들도 함께 참석했고, 미국측 대표단장은 남한 정부의 조사결과에 대해서 다국적 조사팀 전원이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북한은 더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북한 관리들은 국제사회에서 명함을 내놓기도 어려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