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 정권 돕는 한상렬 목사의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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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북한 적십자회 위원장이 남한 적십자사 총재에게 통지문을 보냈습니다. 북한에 체류 중인 한상렬 목사가 8월 1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할 것이라는 내용 입다. 한 목사는 지난 6월 12일 남한 당국의 허가도 없이 무단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입니다. 현재 남한은 개성공단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 대한 북한 방문을 허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나빠지면서 남한 사람들의 안전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2009년 7월 금강산에서 남한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태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상당기간, 남한 민간인의 방북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 목사의 방북은 그 자체로 남한의 실정법을 어긴 위법행위입니다. 그가 지난 두 달 동안 북한을 돌아다니며 북한체제를 선전하는 도구로서 북한정권의 하수인 노릇을 톡톡히 한 사실 역시 남한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한 목사는 남한 땅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사법당국에 의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북한 동포들은 남한에서 온 종교인이 북한체제를 찬양하고 남한정부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남한에 대해 잘 모르는 일부 동포들은 "남한이 정말 문제가 있나보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의 발전상을 잘 아는 동포들은 "지금 북한에서 남한이 잘 산다는 것 다 아는데, 저 목사는 왜 저렇게 남한을 비판하면서 인민의 배도 못 채워주는 북한정권을 찬양하는 거야?"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한 목사의 방북사건은 북한 동포들에게 두 가지 점을 일깨워줬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한 목사처럼 맹목적으로 북한정권을 찬양하는 일부 남한 사람들이야말로 반통일 세력이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입만 열면 통일을 얘기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통일은 남과 북의 보통 사람들이 잘사는 통일이 아니라 북한의 독재정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그런 통일입니다. 독재정권을 옹호한다는 것은 결국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덜어 줄 생각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둘째로 한 목사의 방북은 남한사회의 자유민주주의의 실상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목사처럼 정부의 방침에 위배되는 발언과 돌출행동을 해도 가급적 포용하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입니다. 개개인에게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만큼 각 개인은 최대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토대입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공동체에서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의 자유도 귀중하기 때문에,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으로서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법을 어긴 개인은 신분의 높고 낮음, 재산의 많고 적음을 막론하고, 엄정하게 법의 심판을 받습니다. 같이 생산해서 똑같이 나눠먹자는 공산주의와 달리 자유민주주의는 개개인에게 똑같이 기회를 주고 능력껏, 자유롭게 살아나갈 수 있도록 하는 진정한 평등을 추구하는 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