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한의 통계청이 남과 북의 실상을 비교할 수 있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실상에 다가갈 수 있는 객관적인 수치가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통계청의 자료를 몇 가지 소개하면, 우선 인구는 남한이 4,900만 명, 북한이 2,400만 명으로 남한 인구가 북한의 두 배에 달합니다. 무역총액은 남한이 8,900억 달러, 북한이 42억 달러로 남한의 무역규모가 북한에 비해 212배나 큽니다. 전력생산량의 경우 남한이 북한의 20배에 달하고, 원유도입량은 북한보다 226배나 많습니다. 남한의 자동차 생산량도 연간 427만 대로서 북한의 4,000대 보다 천 배 이상 높습니다. 국민 1인당 소득은 남한이 2만 7천 달러인 반면, 북한은 천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통계수치는 1948년 유엔총회의 결의안을 거부하고 북한에 공산주의 체제를 수립한 김일성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과 남한 사이의 체제 경쟁의 결과인 것입니다. 사실 경쟁의 출발은 북한에게 훨씬 유리했습니다. 1980년대 초까지 북한은 군사력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남한보다 앞섰습니다. 많은 부존자원을 토대로 남한보다 훨씬 더 발전하기 좋은 여건을 갖고 있었지만 잘못된 이념과 정권유지에 혈안이 된 지도부의 나쁜 정책이 오늘날의 북한을 만들었습니다.
반면에 남한은 사람 개개인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국민과 지도자가 혼연일체가 되어 경제발전에 매진했습니다. 물론 남한의 경제발전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어려운 여건에서 이뤄졌었죠. 한편으로 호시탐탐 남침의 기회를 엿보는 북한을 상대하면서 동시에 경제를 발전시켜야 했으니까요.
작년 12월 5일 남한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연간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남한에 정부가 수립된 지 63년, 수출 1억 달러를 이룬지 47년 만에 이뤄낸 기적 같은 일입니다. 이런 성과를 이루기 위해 지도자에서부터 민초들까지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예를 들어, 박정희 대통령은 1965년부터 14년 동안 열린 135차례의 수출진흥회의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직접 주재한 수출의 총사령관이었습니다.
1970년대 남한의 주력 수출산업이던 섬유 생산 공장에서 일하던 한 여성노동자는 매일 아침 7부터 저녁 7시까지 1년 내내 쉬는 날도 없이 일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살 나이에 섬유공장에 취직한 이 여성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을 다 포기하고 월급을 모두 고향집으로 보내서, 동생 5명을 공부시키고 결혼까지 시켰다고 합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의 문을 열겠다고 떠들고 있지만 사실 우리 민족의 강성대국은 남한에서 조용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핵과 미사일로 강성대국을 만든다는 것은 모래를 쪄서 밥을 짓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자가 군대의 총사령관이 아니라 경제의 총사령관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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