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27일 양일간 남한의 서울에서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2년 전 미국의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에 뒤이은 후속회의로서 전 세계 50여개 나라의 정상과 대표 그리고 유엔, 유럽연합, 국제원자력기구, 국제경찰의 수장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회의입니다.
북한의 아·태평화위원회 등 세 개 단체가 지난 22일 이 회의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사실과 동 떨어질뿐더러 북한의 행태가 비유컨대 이웃집 밥상에 재나 뿌리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오늘 저의 논평에서는 북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자 합니다.
먼저 성명은 세계 최대의 핵 화약고인 남한에서 핵안전 문제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경악할 일이고, 내외여론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남한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고, 남한에 주둔하는 미군도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남한 땅에는 단 한발의 핵무기도 없는 것이 진실입니다.
성명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용납 못할 범죄행위이고 북한에 대한 엄중한 도발로 준열히 규탄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정상 등 수 십 개 나라의 대표가 참석하는 국제회의를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세계는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나라다운 나라의 정상들이 다 모이는 회의를 도발로 간주하는 북한 당국을 규탄할 것입니다.
아울러 성명은 핵안보정상회의가 4월 11일로 예정된 남한의 총선에서 참패를 모면하려는 술책이라고 주장하지만, 이 역시 근거 없는 날조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주최국이라고 해도 수 십 개 나라의 정상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자국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것을 허락할 정도로 오늘날의 국제사회가 허술하지는 않습니다. 주최국의 정치적인 목적에 이용되는 회의에 어느 나라 정상들이 참여하겠습니까?
북한 당국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뭔지 짐작은 갑니다. 우선 적반하장, 즉 "도적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우리 속담처럼, 북한이 핵안보에 저촉되는 잘못을 저지른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핵안보란 핵무기 제조용 핵물질과 기술이 다른 나라와 테러집단으로 확산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 데,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를 팔아먹은 사실이 탄로 났고, 요즘에는 이란과의 핵기술 협력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 뿌리 내린 이래, 단군 이래 이 땅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기 때문입니다. "사촌이 땅을 사니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처럼, 남한이 잘되는 꼴을 못 보겠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우리 민족의 경사스런 잔치이자 남한이 외교 강국으로서 세계적인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거라는 점을 북한 동포들은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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