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지난 3월 7일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침략자들의 본거지에 대한 핵선제타격 권리를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의 군사훈련을 구실로 북한 전역을 전쟁의 불안감으로 소용돌이치게 만들고 있는 북한당국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외무성의 핵선제타격 발언은 정도가 너무 심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순히 정도가 심한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대체 북한 당국이 핵전략의 초보적인 상식이나 갖춘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핵무기의 가공할 파괴력을 감안한다면 민족의 앞날을 매우 불안하게 만드는 외무성의 성명이었습니다.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의 선의에 호응하기는커녕 핏발선 눈으로 호시탐탐 군사도발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는 것이 현재 북한 당국의 모습입니다. 사실 북한 지도부가 남북대화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사정도 있습니다. 남한 사회 내의 종북 좌파들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북한 정권의 동지인 이들은 박근혜 정부를 적으로 생각하는 데, 남북대화가 열리면 이들 종북 좌파의 입지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전 세계에는 9개 나라가 핵무기를 갖고 있습니다.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다섯 개 나라는 핵무기확산금지조약, 즉 NPT 체제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된 상태입니다. NPT 체제 밖에서 핵을 개발한 나라로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이스라엘이 있습니다. 반면에 북한은 NPT 회원국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밀리에 핵을 개발하다가 나중에 이 조약에서 탈퇴했습니다. 국제사회의 규범을 크게 해친 것이지요.
중요한 것은 북한을 제외한 어느 나라도 외무성대변인 성명처럼 공개적으로 핵선제타격을 하겠다고 선언한 적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나라들이 북한보다 못해서가 아니라 핵무기의 위험성과 핵이라는 것이 쉽게 쓸 수 있는 무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핵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하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행태이자 상식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북한의 핵선제타격 주장은 그만큼 위험하고 분별없는 폭언입니다. 지금 세계는 북한의 핵무기를 무서워하는 것이 아니라 핵을 갖고 불장난을 할지도 모르는 종잡을 수 없는 북한정권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갖고 섣부른 말장난을 하지 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