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 여러분, 지난 3월 26일, 27일 이틀 동안 남한에서 개최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성공리에 끝났습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지구상에서 핵테러를 막고 핵무기를 없애기 위한 국제회의입니다. 전 세계 53개국에서 정상과 대표가 참석했고 네 개 국제기구의 수장이 모두 참석한 대규모 회의였습니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회의였고,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 뿌리내린 이래 개최한 가장 큰 국제회의였습니다.
오늘 저의 논평에서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얼마나 큰 규모의 회의인가를 숫자를 중심으로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숫자로 본 핵안보정상회의입니다. 먼저 53개 나라와 네 개 국제기구에서 44명의 국가정상급 인사와 14명의 부총리·장관급 대표들이 참석했습니다. 서울 회의에 참석한 53개 국가의 인구를 합하면 전 세계 인구의 80%를 차지하고, 국내총생산, 즉 GDP는 전 세계 GDP의 94%에 달합니다. 참여국의 수는 유엔회원국의 절반도 안되지만 인구와 국력 면에서는 지구상에서 행세하는 나라는 다 모인 셈입니다.
각국의 정상과 대표들이 참석하다 보니 장관과 수행원, 경호원, 취재기자들도 대거 참석했고, 17명의 정상들이 배우자를 동반했습니다. 이번에 참석한 수행원이 6,000명, 경호원이 700명, 참가국의 기자단이 3,000명에 달하는 등 모두 1만 여명이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이는 2년 전인 2010년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에 비해서 40% 늘어난 숫자입니다. 각국 대표간에 250여 차례의 양자회담이 열렸고, 남한의 이대통령만 해도 24개 국가 및 네 개 국제기구 대표와 개별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이들이 묶은 숙박시설도 붐볐습니다. 각국 정상과 수행원들은 서울에서 세계 최고급을 자랑하는 12곳의 호텔 8,000 여개의 객실에 투숙했습니다. 사실 이 정도 규모의 회의를 개최할 수 있는 만큼 충분한 숙박시설을 갖춘 도시도 세계에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번 회의를 통해서 남한은 1,000억 원 이상의 직접적인 소비·지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상회의를 보도하는 미디어센터는 1,300여 개의 좌석과 100여 개의 방송부스를 갖췄고, 회의 내용은 18개국 언어로 동시 통역되었습니다.
남한에서는 각국 정상과 수행원들의 경호와 안전에도 만전을 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북핵문제에 관한 성명이 나오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협박하던 터라 더욱 경호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지요. 모두 36,000명의 경찰 병력이 동원되어서 서울 전역을 그야말로 물샐 틈 없이 철저하게 경비했습니다. 안전한 경비 덕택에 작은 사고도 없이 회의를 마칠 수 있었고, 각국 정상들도 모두 편안하게 머물다 서울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돌아갔습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에 사용될 수 있는 핵물질인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의 안전한 관리가 목적이었습니다. 이런 물질이 도난·밀매되어 테러집단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고농축우라늄이 1,600톤, 플루토늄이 500 톤 정도 있는데, 이는 핵무기 10만개에서 15만개를 만들 수 있는 양입니다. 이런 위험한 물질을 없애는 세계평화의 노력이 바로 서울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핵무기를 만들어 강성대국이 되었다고 자화자찬하는 북한과는 영판 다른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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