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밥상 위 숟가락 집어던지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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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월 16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밥상 위의 숟가락을 집어던지고 제 갈 길로 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북한의 도발이 더 예상되지만 도발에는 결코 보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단호한 의지도 밝혔습니다. 케리 국무장관도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거짓 협상'을 하는 과거의 악순환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입장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공통된 입장입니다. 지금 국제사회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군사도발과 핵개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오면 북한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최대한 돕겠다는 것입니다. 밥상에 앉아서 차려 놓은 밥을 먹으라는 것이지요.

다른 하나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시늉만 하면서 단물을 빨아먹는 과거의 협상전술에 또 다시 속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한두 번 속아준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이고, 북한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최근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자는 남한 정부의 대화 제의가 있었습니다. 케리 국무장관의 동북아 순방도 상당부분 북한의 태도변화와 대화를 촉구하는 데 할애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의 반응은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

북한은 지난 4월 14일 조평통 대변인을 통해 남한의 대화제의를 거절했습니다. 남한이 먼저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한다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면서 말입니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최후통첩장을 보내고 예고 없는 보복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김일성 생일날 서울에서 시민단체들이 김씨 일가의 폭정을 비판하고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시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 북한이 최고 존엄의 상징을 불태우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며 복수를 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남한동포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최고로 귀하고 존중을 받아야 하는 것은 모든 국민들 개개인이지 존엄이 특정인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화 제의도 거절했습니다. 미국의 핵공격 위협을 극심하게 겪는 상황에서 대화가 무슨 소용이냐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주장하는 미국의 핵공격 위협은 허구이자 허상입니다. 가해자인 북한이 남한의 대응을 자기들에 대한 위협으로 과대포장해서 다시 긴장을 고조시키는 악순환 역시 그 고리를 반드시 끊고 청산해야 할 잘못된 과거의 유물입니다. 물론 북한이 밥상 위의 숟가락을 집어던지지 않을 정도로 변해야만 가능한 일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