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 주권도 인정 못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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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인 4월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잘못된 행태를 비난하고 제재의 고삐를 바싹 당기는 내용의 의장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의장성명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면서 역내에 중대한 안보우려를 초래했다고 개탄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할 것을 요구하고, 추가 미사일, 핵실험 및 다른 도발을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 국제사회가 북한정권이 자행하는 파행적인 행동을 얼마나 엄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 성명입니다. 주목할 점은 의장성명이 규탄한 대상이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북한이 주장하는 인공위성 발사라는 점입니다.

북한은 안보리 의장성명이 나온 바로 다음날 이를 반박하는 외무성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의 내용을 보면 북한의 지도자들이 얼마나 '우물 안의 개구리'인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전 세계 다른 나라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주체와 자주를 외친들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입니까? 정권의 생명은 조금 연장될지 모르지만 고통을 당하는 것은 죄 없는 북한 동포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외무성 성명이 주장한 대로 이번에 북한이 위성발사의 진정성과 투명성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냉정하게 북한의 요구를 거절하고 위성발사 마저도 해서는 안된다고 선을 그은 것은 북한이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 조약이 우주분야의 헌법과 같은 것이라면 유엔안보리 제재결의는 형법과 같은 것입니다. 사회질서를 해친 범죄자의 경우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형법을 통해 제한하는 것처럼,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에 대해서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한을 안보리 결의를 통해 규제한 것입니다. 비유컨대, 지금의 북한 정권은 철창 속에 같인 범죄자 신세입니다.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정은이 장황하게 연설을 했습니다. 그의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단상 앞의 군중을 정면으로 응시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지요. 그는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고 주장하고, 사회주의 강성국가를 실현하자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새 지도자가 이런 식의 사고에 몰입하는 한 북한의 장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세계의 어느 나라도 북한을 원자탄으로 위협하지 않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는 우리 속담처럼, 그동안 많은 잘못을 저질러 온 정권이 불안해 할 뿐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에 우리 민족의 강성한 국가를 세우자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개발을 해서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외길뿐입니다. 다 무너져가는 초가삼간에 살면서 지킬 것도 없는 형편에 총, 칼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