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한정권 도대체 왜 이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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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후 북한 정권의 대남 비방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남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일상화 된지 오래고, 말로 할 수 있는 위협은 다 나온 것 같습니다. 지난 4월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는 '특별작전행동소조'라는 조직을 내세워서 "역적패당의 분별없는 도전을 부셔버리기 위한 혁명무력의 특별행동이 곧 시작된다"고 협박했습니다. 일단 행동이 개시되면 3~4분 내에 모든 도발의 근원들을 초토화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1세기 국제사회에서 마치 독이 바싹 오른 독사처럼 이런 식의 원색적인 비난과 저주를 퍼부어대는 나라는 북한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법규는 고사하고 기본 상식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발언들입니다. 자기들 뜻대로 안되니까 거친 입으로 협박을 하고 그래도 안되면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은 깡패들의 행동과 다를 바 없습니다. 지난 4월 13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은 주권국가의 권리인데 왜 국제사회가 자기들의 인공위성 발사만 시비를 거느냐고 항변했지만, 그 이유는 바로 북한의 이러한 비신사적이고 폭력적인 언행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당대표자 대회를 앞둔 지난 4월 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한 담화가 공개되었습니다.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와 국방위원장으로 모시고 노동당을 김일성·김정일의 당으로 만들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북한의 구석구석을 김일성·김정일로 색칠하겠다는 것으로서 이제 북한은 그야말로 '김씨 왕조'가 된 셈입니다. 김정은의 담화 중에서 그나마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부분은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강성국가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인민생활의 향상과 경제발전이라는 그의 말은 정확한 진단입니다. 인민을 존중하고 인민의 이익을 절대시하며 인민을 어머니의 심정으로 보살펴야 한다는 말도 백번 옳은 말입니다. 북한 동포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강성국가가 된다면 남한이 왜 반대하겠습니까? 인민은 배를 곯고 있는 데 핵과 미사일, 위성에 집착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땔감과 식용으로 산은 벌거숭이가 된지 오래됐고, 장마가 지면 토사가 논밭으로 밀려 내려오며, 비료가 없어서 토양은 산성화되고 곡식이 잘 자라지 않는 것이 북한 농업의 현주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땅을 갈고 나무를 심는 일이 더 중요하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위성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얼마 전 남한의 일간지에 김일성 생일 100주년을 맞이해서 평양 시내 한 병원의 환자들이 김정은이 보낸 돼지족발을 들고 감격에 겨워 울먹이는 모습이 소개된 바 있습니다. 그 사진 한 장은 남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남한에서는 초등학교 코흘리개들도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돼지족발이 북한에서는 눈물을 자아내는 감격의 선물이라니 말입니다. 남한 동포들은 돼지족발을 들고 우는 그 모습을 보고 정말 마음속 깊이 안타까워했습니다. 북한 지도부가 김정은의 말대로 인민을 섬기고 보살피는 정치, 선군이 아니라 '선민'의 정치를 해주기를 간곡히 당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