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인도지원은 화해·통합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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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탈북 청소년들이 라오스에서 북한 당국의 손에 넘겨져 북송된 사건이 남한동포들의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나이가 15~23세이고 대부분 꽃제비 출신이라고 합니다. 이들은 지난 5월 10일 중국 남부에서 라오스 국경을 넘다 불심검문에 체포되었습니다. 라오스 이민 당국에서 보름을 넘게 보낸 이들은 5월 27일 북한 대사관에 넘겨졌고, 북한 당국은 그 다음날 이들을 비행기로 북경을 거쳐 평양으로 압송했다고 합니다.

남한동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은 이들이 한창 꿈을 키우고 미래를 설계하면서 무럭무럭 자라야 할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들보다 먼저 남한에 온 한 탈북자는 이들이 자기와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라면서 국제사회가 이들을 도와주도록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의 최고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이들의 안전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구요.

꽃제비는 먹을 것을 찾아 떠도는 북한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이지요. 꽃제비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북한 청소년들이 어려서부터 제대로 먹지 못하다보니 성장해서도 몸이 약하고 체격도 또래의 남한 친구들에 비해 작습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인종이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지요. 아기를 가진 엄마가 제대로 먹지 못하니 아기들이 엄마 뱃속에서부터 배를 곪습니다. 부모의 배고픔이 태아에게로 이어지는 비극이지요. 정권은 부와 권력을 세습하지만 일반 백성들은 배고픔을 세습하는 겁니다.

남한의 박근혜 정부는 북한 동포들의 인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임산부, 노약자, 영유아와 청소년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아말로 남북화해와 민족통합의 첫 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북한이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핵실험만 하지 않았더라면 박근혜 정부 출범 100일을 바라보는 지금의 남북관계는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더라도 인도적인 지원은 할 수 있다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입장입니다.

북한의 청소년들 그리고 남쪽으로 넘어 온 탈북 청소년들은 통일시대의 주역이 될 세대이기 때문에 이들이 티 없이 맑고 밝게 그리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은 평화통일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한 정부는 탈북자 개개인의 성장배경과 적성에 맞게 소위 맞춤형 지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더 많은 탈북자들이 성공하는 사례를 만들고 이들이 통일의 역군이 되도록 격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대통합 그것이 바로 통일과정의 종착역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