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성명은 남한의 군 훈련장에서 북한의 최고 존엄을 사격훈련의 표적으로 쓴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 나아가 남한 당국의 사과와 재발방지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면서 인민군이 전면적인 군사적 보복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성명에서 얘기하는 최고 존엄이란 바로 김정일과 김정은 부자를 말합니다. 남한의 사격 훈련장에서 이들의 모습을 표적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자기네 최고사령관의 얼굴이 사격표적이 된 것을 본 인민군 수뇌부의 심기가 불편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왜 남한군의 훈련장에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등장했는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그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는 바로 북한정권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년 사이에 북한군의 크고 작은 도발로 남한 군인과 민간인 52명이 사망했습니다.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천안함 장병 47명, 연평도 포격의 희생자 4명 등입니다. 북한의 군대는 최고 수뇌부를 보위하기 위해서 있지만 남한의 군대는 보통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따라서 남한 국민을 살상하는 행위를 자행한 북한군의 최고 수뇌부가 사격훈련의 표적이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북한 지도부가 표적이 되고 싶지 않다면 도발행위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겁니다.
총참모부의 성명을 보면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이 마치 신과 같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지구가 깨지는 한이 있어도 모두 지켜야 할 신성한 대상이 바로 최고 존엄이라는 겁니다. 남한 정부가 자국민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조사와 사과를 요구하는 것에는 자작극이라며 발뺌하는 북한이 최고 존엄의 초상화를 표적으로 삼는 훈련에 대해서는 책임자 처벌과 사죄,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나선 겁니다.
우리는 이런 북한의 태도에서 '김일성 3대'를 중심으로 비정상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북한 체제의 단면을 보게 됩니다. 오늘날 북한과 같이 철저한 가족 중심의 독재체제를 고수하는 나라는 세상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을 '김씨 왕조'라고 하는 겁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데, 봉건시대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거죠.
21세기의 국제사회에서 최고 존엄은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보통 사람입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민 개개인이 그 나라에서 사람으로 태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축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개인의 권리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선진국의 국민들은 그렇게 느낄 겁니다. 남한에서는 하늘의 별을 뜻하는 '스타'라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유명한 배우와 가수를 스타라고 하지만, 사실 스타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 개개인이 스타라는 뜻입니다. 남과 북의 통일은 우리 동포 개개인이 최고 존엄이자 스타인 나라를 만드는 것이기에 하루라도 빨리 달성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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