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한의 방북 인사 행적 폭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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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즉 조평통 서기국이 남한 정부에 공개질문장을 보냈습니다. 남한 정부가 민주개혁세력을 종북주의자로 몰아 이들의 국회진출을 막으려 한다며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평화와 통일로 나가자는 사람이 왜 종북세력이냐고 따진 겁니다. 동족과 손잡은 사람이 종북이라면 여태까지 북한을 방문한 남한 고위인사들도 모두 종북이라며, 방북한 주요 정치인들의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그들이 평양에서 한 발언과 행적을 전부 밝히겠다고 협박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요즘 ‘북한을 추종한다’는 의미에서 ‘종북’이란 말이 유행합니다. 과거에는 ‘친북’이란 말이 한동안 유행했었는데, 친북은 북한 동포에 대한 애정과 정권에 대한 추종을 구분하지 않은 애매한 용어였습니다. 반면에 종북은 북한 지도부의 3대 세습을 찬양하고, 동포들의 인권에 침묵하면서 정권의 핵‧미사일 개발은 지지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과거 남파 간첩들이 하던 일을 요즘 종북주의자들이 한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종북이란 말이 등장한 것은 남한 동포들이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세력과 북한 동포를 지원하는 세력을 엄격하게 구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는 북한을 바라보는 남한 사회의 인식이 그 동안의 혼란에서 벗어나 명료하게 설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번 조평통 서기국의 공개질문장은 남한 사회의 변화된 대북인식에 대해 북한 정권이 당혹감과 놀라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로 이어지는 햇볕정책 10년 동안 남한 국민은 동포애와 선의를 갖고 열린 마음으로 북한을 도왔습니다. 북한에게 너무 퍼주기만 하고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햇볕정책의 상징이 바로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6‧15 공동선언’이지요. 하지만 남한의 도움을 고마워하기는커녕 협박과 도발을 일삼는 북한 당국의 파행적인 행태를 겪으면서 남한의 여론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3대 세습과 핵‧미사일 개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북한 동포의 인권 유린을 일삼는 북한 정권에게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남한의 대다수 국민은 21세기 대명천지에 사상과 이념은 빛바랜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제외하면 세계 어디에도 이념을 갖고 정권을 유지하는 나라는 없습니다. 국민을 잘 살게 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남한에서는 요즘 철지난 이념논쟁으로 소란스럽습니다. 상대인 북한이 이념과 사상의 총성없는 전쟁을 계속하고 있고, 여기에 동조하는 종북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4월 국회의원 선거를 거치면서 종북세력이 남한 정치권에 정식으로 등장하자 남한 국민들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종북을 자처하는 몇 몇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종북논쟁을 계기로 남한에서는 국민 개개인이 북한 정권의 대남선동에 흔들리지 않고 깨어있어야 북한의 책동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 않게 된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리고 남한 사회를 흔들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남한 국민들의 민심이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