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북녘 ‘백청강’들이여 꿈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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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부터 금년 5월까지 남한사회를 흔들어 놓은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란 프로가 있습니다. '스타'란 남한에서 연예인을 지칭하는 말이고, '오디션'이란 새로운 연예인을 뽑는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서, 가수 지망생들을 모아서 경연을 벌이면서 새로운 가수의 위대한 탄생 과정을 보여 준 방송이었습니다. 매주 금요일 밤에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 프로는 시청률도 높았고 남한뿐 아니라 우리 민족이 사는 세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년 10월부터 가창력이 뛰어난 무명의 가수지망생들 선별하는 심사가 남한뿐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태국 등지에서 열렸습니다. 그리고 남한에서 뽑힌 100명과 해외에서 선발된 20명 등 총 120명의 후보들이 1차 경선을 했고, 여기서 뽑힌 20명이 본 방송에 출연할 후보로 선발되었습니다. 남한의 유명한 중견가수 5명이 후보자 4명씩을 제자로 삼아 연습을 시키고 곡을 선정해서 매주 금요일 경연을 통해 한 두 명씩을 탈락시키는 엄선된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지난 5월 27일 우승자가 뽑혔습니다.

우승자는 나이 23세의 백청강이란 앳된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길림성 연변 출신으로 이번 경선에 참여하기 전까지 연변의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연변 가요무대와 중국 조선족 청소년 음악제에서 1등을 할 정도로 이미 노래실력은 정평이 나 있었답니다.

6월 초에는 백청강씨가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는 모습을 담은 프로가 남한에서 방영되었습니다. 연길 공항에서부터 조선족 젊은이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연길 TV 방송의 인터뷰, 축하공연 장면 등이 소개되었습니다. 연변 지역의 동포들은 백청강씨가 서울에서 열린 큰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며, 백청강씨의 우승으로 연변 지역이 활기를 띄게 되었다고 기뻐했습니다.

북한의 젊은이 여러분, 저는 백청강씨의 성공담을 보면서 북녘에서 무기력하게 살아 갈 많은 북한 청년들을 생각했습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우리말이 있습니다. 태어난 환경은 비록 개천처럼 형편없지만 스스로 노력해서 용으로 거듭난다는 말입니다. 남한 사회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섰다는 뜻에서 자수성가했다고 합니다. 중국동포 백청강씨의 경우는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를 생생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저는 지금 북녘 땅에도 제2, 제3의 백청강이 될 수 있는 재능 있고 꿈 많은 젊은이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평등해야 하는 공산주의라는 말이 무색하게 출신성분이 평생을 좌우하는 북한 땅에서 이들은 아까운 재능을 발휘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꿈을 버리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여러분의 꿈이 이뤄질 날이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