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후보지를 선정하는 투표가 있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 위원들이 모여서 무기명 투표를 통해 후보지를 선정했는데, 남한의 강원도 평창이 압도적인 표차로 선택되었습니다. 독일의 뮌헨이 25표, 프랑스의 안시가 7표를 얻은 데 비해, 평창은 63표를 얻어서 명실상부하게 세계의 선택을 받은 것입니다.
평창은 세 번의 도전 끝에 꿈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2010년 동계올림픽 후보지 경쟁에 나섰다가 캐나다 뱅쿠버에게 역전패를 당했고, 2014년 후보지 경쟁에서는 러시아의 소치에게 패했습니다. 삼세번 만에 승리를 거머쥐었기에 이번 승리가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2018년 동계올림픽 장소가 평창으로 결정됨으로써, 남한은 국제 스포츠무대에서 강대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하계와 동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 축구 행사를 모두 치른 나라는 세계에서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태리, 일본, 그리고 남한 등 여섯 나라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합쳐서 네 개의 굵직한 국제스포츠 행사를 치른 나라는 프랑스, 독일, 이태리, 일본 그리고 남한까지 다섯 개 나라에 불과합니다.
1988년 여름 서울에서 올림픽을 개최한 지 30년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겨울 올림픽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이번 평창의 쾌거는 지난 30년간 남한의 국력이 얼마나 신장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2018년 겨울 전 세계 8,300명의 선수들이 13개의 경기장에서 24,000명의 안전인력과 15억 달러의 예산 지원 속에 경기를 펼치게 됩니다. 이를 통해 남한은 20조원이 넘는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0년 동계올림픽 후보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회의에서 상당수의 IOC 위원들이 강원도 평창과 북한의 평양을 혼동했다고 합니다. 영어의 스펠링이 비슷해서 외국인들이 혼란을 겪은 모양입니다. 평양과 평창의 글자가 비슷하듯이 남한과 북한도 많은 유사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 민족이고 같은 한글과 우리말을 사용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별 차이가 없지요.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 글자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유치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선 남한과 이제는 남한의 흉내도 제대로 낼 여력이 없는 북한과의 격차가 그것입니다. 북한은 88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서 1987년 11월 대한 항공기를 폭파했고, 남한의 흉내를 내느라 1989년에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개최해서 나라의 재정을 탕진했습니다. 북한이 2018년 평창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릅니다만 그 후과는 지난 30년이 만들어 낸 격차만큼이나 명백하고 엄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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