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대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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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롬니가 대북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롬니 후보는 오바마 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약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본격적인 대선 경쟁에 돌입하면 그의 막강한 재력과 호전되지 않는 미국의 경제상황 등이 겹쳐서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 같습니다. 그는 독실한 몰몬교 신자로서 도덕적 가치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오바마의 전임자였던 조시 부시 대통령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롬니 후보는 대북정책의 제목을 ‘북한 무장해제’로 정했습니다. 공화당이 북한에 대해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군사력이라는 점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롬니 후보는 정책의 첫 문장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세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특히 지도력을 알 수 없고 명령체계도 불확실한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독재체제의 손아귀에 핵무기가 쥐어져있다는 것이 남한, 일본 및 미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고, 태평양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핵능력이 테러집단의 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미국이 답습했던 당근정책, 즉 북한의 협조를 얻어낼 수 있다는 환상에서 지원만 했던 정책이 북한의 도발만 초래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롬니 후보는 북한이 핵개발과 도발을 계속한다면 보상이 아니라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북한 정권을 도와주는 금융기관과 기업을 규제하는 등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과 항공기, 차량의 검색을 강화하기 위해서 ‘확산방지구상’, 즉 PSI를 더욱 강하게 실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롬니 후보는 중국도 설득해서 북한의 무장해제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중국의 협조를 얻기 위해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나면 중국과 협조해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롬니 후보의 대북정책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전임 부시의 대북정책이 환생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의 종교적인 신념과 가치관, 북한의 계속된 거짓말과 무모한 도발, 새로운 북한체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정적인 시각 등을 고려할 때, 롬니의 대북정책은 상식선에서 예상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오바마의 대북정책보다는 더 강경할 것이 확실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부시의 대북정책보다도 더 강성일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는 명심하기 바랍니다.

북한에게는 별로 좋지 않은 미래가 다가오고 있는 셈인데, 새로운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목 놓아 바라는 북한이 변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아쉬운 쪽은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