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남북한 제도통일 이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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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으로 8월 보름인 추석이 금년에는 양력으로 9월 12일이었습니다. 남한에서는 민족의 명절답게 추석 전후 하루씩 포함해서 3일을 쉽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일본에서 희소식이 날아왔는데, 바로 북한을 탈출한 어선이 일본 근해에서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어른 여섯과 어린이 셋 등 모두 9명이 타고 표류하던 배를 일본 어선이 발견해서 당국에 인도했는데, 다행이 모두 건강하다고 합니다.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데, 남한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확실해서 곧 남한으로 보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동해안에서 배를 띄우면 해류의 흐름 때문에 일본의 서해안 해변가에 자연스럽게 닿는다고 하는 구요. 북한 청진에서 일본 노도반도까지 750km 거리인데, 가을철에 해류를 타면 일주일 만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북한 배는 기관 고장으로 남한으로 직접 오지 못하고 표류하다 일본해역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입니다. 9명의 탈북자들은 남한으로 오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고 하는데, 이들은 "남한의 발전상을 들을 기회가 있었고, 남한에 가면 생활이 더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 남한에는 북한을 떠나온 탈북자가 2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모두 남한에 오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사선을 넘은 분들입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 정착을 하면 바로 북한의 가족을 데려올 계획을 세웁니다.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에게 중국을 통해 돈을 보내서 생활을 돕는 일도 비일비재합니다. 잘살기 위해 남한 행을 선택했고 남한에 살면서 북한의 가족을 돕는 이 분들이야 말로 통일의 최전선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제도통일을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시장경제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보십시오. 지금 이 순간에도 4만 명이 넘는 북한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달 50달러가 넘는 월급을 받습니다. 물론 이 돈이 그대로 근로자들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개성공단 근로자 가족의 사는 형편이 낫다는 것은 이제 정평이 나있습니다.

보통 한 가구를 5인 가족으로 친다면 4만 명이 넘는 북한 근로자들은 20만 명이 넘는 북한 동포의 생계를 책임지는 셈입니다. 훗날 우리 역사는 개성공단의 근로자들을 시장경제체제로의 제도통일을 이끌어간 주역으로 소개할 것입니다. 북한 정권은 제도통일을 흡수통일이라고 비판합니다만 이미 북한 동포들이 자원해서 남한에 흡수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북한이 남한에 흡수되면 북한 정권은 끝나지만 주민은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동포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