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제주도 해군기지가 필요한 이유

북한의 아‧태 평화위원회가 남한이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요구에 따라 항공모함이 드나들 수 있는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강대국들의 패권경쟁에 휘말리고 시한폭탄을 안는 것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더 나아가 남한을 미국의 대아시아 전략의 교두보로, 핵전초기지로 내맡기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오늘 저의 논평에서는 북한의 이런 주장이 완전한 허구이자 날조라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남한의 노무현 정부는 지난 2006년 제주도에 관광용 항구와 군사용 기지를 합친 복합형 관광미항을 건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제주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부 민간단체들이 환경파괴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더 아름다운 제주도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든다는 계획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주 관광미항은 군사용 부두보다 관광용 부두가 더 큽니다. 15만톤 급 관광크루즈선 두 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규모로서 지금 중국 등지에서 밀려드는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군기지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특히 북한 간첩들의 남침 루트를 차단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많은 간첩들이 잠수정을 타고 제주도 남방까지 이동해서 남해안으로 침투했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해군기지 건설을 격렬하게 반대하는 진짜 이유도 아마 남침루트를 잃어버리는 것이 속상해서일 겁니다.

우리 민족의 장래를 위해서도 제주 해군기지는 필요합니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대륙을 무대로 활동했던 기마민족임과 동시에 일찍이 3면이 바다인 반도의 특성을 살려 해양으로 뻗어나갔던 해양민족입니다. 신라시대의 장보고는 전라남도 완도에 ‘청해진’이라는 군사‧무역기지를 건설하지 않았습니까? 당시 청해진은 신라와 당나라간의 교역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국제무역의 중계지로서 신라의 번영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남한은 제주 해군기지를 우리 민족의 제2의 청해진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남한이 해외로 수출하는 물품의 99.7%가 제주근해를 통과하는 실정이고, 제주도 남쪽 해역에는 남한이 2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천연가스와 원유가 매장되어 있다고 합니다. 제주 해군기지는 동쪽의 일본과 서쪽의 중국을 군사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이기도 합니다.

특히 일본과 남한 사이의 독도 분쟁, 중국과 일본간의 센카쿠 열도 분쟁 등 해양 분쟁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적정규모의 해군력을 신속하게 분쟁지역에 급파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야 만합니다. 이런 점에서, 제주 해군기지는 남북통일 이후에도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책임질 우리의 자산으로 남을 것입니다. 엉뚱하게 미국을 끌어들여 비판을 하는 북한의 주장은 그저 허황된 궤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