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자본주의에 무릎 꿇은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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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습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세계 경제는 지금 그리스 아테네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예산절감과 긴축재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하고 있고, 유럽의 재정위기는 이태리, 스페인, 프랑스 등지로 확대되어 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대규모 은행과 투자회사 등 거대자본이 자금을 장악하고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해 보통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거대자본들이 모여 있는 미국 뉴욕의 '월가'에서 시작된 거대자본을 비판하는 집회는 전 세계의 주요 도시들로 확산되고 있고, 남한의 서울에서도 소규모 집회가 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위는 규모도 작을뿐더러 영향력도 거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자본주의라는 제도 역시 완벽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지구촌이라고 부를 만큼, 각 나라의 경제가 다른 나라와 촘촘하게 엮여있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굵직한 경제문제가 생기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보다는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일입니다. 자본주의는 실수가 있을 때마다 다수의 중지를 모아서 제도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개선책을 모색하는 등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오늘날 세계 역사의 기둥으로 성장했습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간의 싸움으로 시작된 냉전은 소련과 동구 공산정권이 무너지면서 자본주의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국마저도 소위 '중국적 특색'이란 모자를 씌운 사실상의 자본주의를 하고 있으니,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봐야 되겠죠.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북한 만 '우리식 사회주의'란 이름아래 이제 역사의 폐물이 되어버린 '집단주의', '사회주의'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앞서 소개한 산발적인 거대자본 반대집회를 '착취계급'에 대한 '피착취계급'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라면서, 마치 세계적으로 커다란 계급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전면적인 파산상태에 직면해있다는 거짓말도 서슴치 않고 있고요. 지금 북한이 선전하는 자본주의 폐혜를 '시루떡을 담그다 땅에 떨어진 떡고물'에 비유한다면, 자본주의를 거부하는 것은 '떡고물 떨어뜨리는 것이 싫어서 시루떡 자체를 담그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사회주의는 북한 지도층의 것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다수 대중의 시루떡은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