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소련군 대위 출신의 김일성이 스탈린의 심부름꾼으로서 소련의 이익을 대변하며 세운 나라입니다. 소련의 앞잡이로 권력을 잡은 김일성에게 민족의 이익보다는 자신과 스탈린의 이익이 먼저였습니다. 살아생전에는 물론 죽은 후에도 영생을 하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김일성의 행적을 자세히 뜯어보면, '인민을 위한다'는 온갖 말들이 겉만 번지르르한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6·25 남침전쟁은 혈기왕성했던 김일성의 오만과 과욕이 빚어낸 민족최대의 비극입니다. 스탈린과 모택동은 전쟁을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후원했습니다. 김일성이 민족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아무리 통일을 하고 싶어도, 많은 민족이 희생될 수 있는 전쟁이란 방법을 택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통일도 민족이 다 같이 살기위한 통일이 되어야지, 같은 민족을 죽이는 통일을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국 사욕이 앞선 김일성이 스탈린을 등에 업고 민족의 이름으로 일으킨 전쟁이 6·25입니다.
김일성은 죽은 후에도 세습이란 이름으로 북한사회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 김정일에 이어 손자 김정은까지 정권을 잡는 '3대 세습'이 이뤄진 것입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세습은 그야말로 시대착오적입니다. 중국도 세습은 하지 않았고, 독재와 부패를 막기 위해 최고 지도부의 임기까지 정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북한을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김씨 왕조'라고 하는 겁니다. 세습은 북한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과거로 뒷걸음질 치도록 만들기 때문에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의 세습이 과거 왕조시대보다 못한 세습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이씨 왕조만 해도, 왕은 세습을 하지만 그 밑의 신하와 관료들은 '과거제'라는 시험제도를 통해 전국에서 유능한 관리를 선발했습니다. 과거제는 시골의 촌부들도 입신양명할 수 있는 공정한 시험제도로서 널리 인재를 구하기 위한 방법이었지요. '과거제'를 통해서 이씨 왕조의 관료사회는 객관성과 공정성, 합리성과 공평성이 확보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구에게나 입신양명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주어졌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성분차별이 심한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당과 군대, 정부의 요직은 모두 김일성 일가와 그에 충성하는 전·현직 관료의 자제들로 꾸려져있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무역일꾼으로 나가서 경제적인 특혜도 취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차남이 작년 2월 싱가포르에 여행을 갔을 때, 고위층 자제들의 모임인 '봉화조' 회원들이 동행해서 판돈 10만에서 30만 달러의 도박을 즐겼다고 합니다.
김일성 일가가 권력을 세습한 것은 물론 그 주변 인물들도 권력과 이권을 세습함으로써, 북한의 고위층들은 하나의 운명공동체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김정은의 몰락이 바로 자신들의 몰락이기 때문에 총폭탄을 막는 방패가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러나 북한 동포들의 생각은 다를 것이고 또 달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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