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칼럼] 남북의 해외 근로자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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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의 한 일간지에 북한 정권이 6∼7만 명의 근로자를 해외에 파견해서 매년 수 억 달러에서 수십 억 달러의 이익을 챙긴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현재 북한 근로자들은 러시아, 중국,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나가 있다고 합니다. 해외에서 탈북한 북한 근로자의 증언을 토대로 한 이 기사에는 북한 정권이 외화벌이를 명목으로 동포들을 해외에서 혹사시키고 그 이익을 갈취하는 실상이 그대로 소개되었습니다.

한 예로서, 쿠웨이트에 파견된 근로자의 경우 현지 회사가 지급하는 월급은 5,000달러 정도인데, 정작 손에 들어오는 돈은 200달러도 채 안된다고 합니다. 평양의 지도부와 현지 대사관에서 3,000달러 정도를 떼어 가고, 사업소와 작업장에서 1,000 달러 정도를 거둬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숙식비용과 김정일 부자에게 바치는 충성자금 등을 거두고 나면 북한의 가족에게 송금되는 돈은 200달러도 안 된다는 겁니다.

해외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를 보면 남과 북이 얼마나 다른 세상인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 남한도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에 많은 근로자들을 해외로 파견했습니다. 주로 중동의 건설현장에서 많은 인력이 일했는데, 이분들이 벌어 온 외화가 가족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 것은 물론 남한 경제를 일으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굴지의 건설회사들도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건설입니다. 현대건설은 1975년에 1억 3천만 달러 규모의 바레인 수리조선소 공사를 수주하면서 중동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남한의 건설회사들은 그간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요즘은 공장을 통째로 지어서 넘기는 '플랜트' 수출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의 경우 이란의 사우스파 지역에 26억 달러 상당의 초대형 가스처리시설 공사를 완성한 바 있습니다.

해외에 파견되는 근로자들은 몇 년씩 가족과 떨어져야 하고 열악한 자연환경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남한에서 근무할 때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월급을 받습니다. 여러 가지 수당이 많이 붙어서 월급이 많아지는데, 타지에서 홀로 살다 보니 근로자들이 돈을 쓸 일은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남한의 근로자들은 매월 많은 액수의 돈을 집으로 송금하게 됩니다. 구슬땀을 흘린 대가로 한 밑천 두둑하게 마련하는 것이 해외 파견 근로자의 상징이었습니다.

흔히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합니다.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출신성분이나 교육, 가진 재산의 정도에 관계없이, 인간은 모두 사람으로서 존중받아야 하고, 그런 점에서 한 인간의 직업은 소중하고 신성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직업을 통해 행사하는 노동의 대가는 충분히 보상되어야 합니다. 남한은 이런 정신을 실천해왔고 그 결과 오늘의 경제발전을 이뤘습니다. 이 점이 바로 북한 동포를 해외로 내보내서 임금을 착취하는 북한 정권과 판이하게 다른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