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방 선진 8개국 정상회담이 미국의 워싱턴 근교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습니다. 서방 선진 8개국이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서방의 일곱 나라, 즉 미국, 독일, 영국, 일본, 프랑스, 이태리, 캐나다와 러시아를 포함한 나라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성명의 33번째 항목은 특별히 북한문제에 대한 입장을 담고 있는데, 오늘날 국제사회가 북한 정권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입니다.
성명은 먼저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극에 달한 북한 당국의 대남 언어폭력과 협박, 위성항법장치, 즉 GPS 교란행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에 의한 일련의 대남도발이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정한 것입니다.
성명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2010년 가을에 선보인 영변의 원심분리기 시설이 시험용 경수로의 핵연료 생산용이라는 북한 당국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고, 북한이 반드시 비밀 장소에서 핵무기 제조용 우라늄농축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강한 불신을 드러낸 것입니다.
4월 13일 은하 3호 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대한 정면 위반이라면서, 북한에 대해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우주의 평화적인 이용 주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북한 땅에서 탄도미사일과 핵개발의 싹을 잘라내고 뿌리를 뽑아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아울러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포함해서 추가 도발을 한다면 유엔안보리가 행동에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치범 수용소와 납북자를 포함한 인권문제에도 관심을 표명했습니다.
서방 선진 8개국의 정상성명 내용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현재의 북한 정권은 골치 덩어리 자체라는 것입니다. 국제적으로 중요한 정상회담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공식입장을 표명하는 성명이 이처럼 걱정과 우려, 경고와 결의 일색이기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같은 민족으로서 부끄러움을 넘어서 참으로 안타까움마저 느끼게 됩니다.
북한 외무성은 정상성명을 무모한 정치도발이라며 단호하게 규탄‧배격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이란 좁은 울타리에서 보면 외무성의 주장이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는 멋진 행동으로 보일런지 모르지만,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아는 큰 안목에서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허세일 뿐입니다. 지구상의 돈줄을 잡고 있는 나라들이 한 목소리로 요구한 것을 일언지하에 거부해놓고서 해외자본 유치와 금강산 관광이 잘 되길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요. 지금의 북한은 그야말로 우물 안의 개구리와 똑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