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무너지고 있는 북한의 장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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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문화는 인류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고고학자들이 1만 여 년이나 된 무덤은 그 시대 사람들, 왕족과 일반 서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돌아가신 조상들에 대해 어떠한 예를 갖췄는지, 그 당시 종교는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알아낼 때 좋은 자료가 됩니다. 동양문화에서 장례식, 또는 제사는 상당히 중요하게 남아 있습니다. 동양의 한자 문화권에서는 설날이나 추석에 하는 제사를 차례라고 부릅니다. 한국의 경우, 차례는 다른 곳에 사는 대가족이 설날과 추석, 일년에 두 번 씩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 내 소식통에 따르면 경제난으로 인해 북한의 장례문화는 무너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2009년 말 장마당을 죽이려는 화폐개혁 이후로 전통적 장례문화는 북한에서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북한에서 '직파'라는 표현이 생겼는데, 이는 농사에서 종자를 그대로 밭에 묻는 방법을 뜻하는 말로, 북한 주민들은 경제적 여유가 없어 사망한 사람의 시체를 관도 없이 그대로 땅에 묻는 직파의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례절차 없이 친척이나 친구를 묻어버리는 것을 보면 북한 김씨 일가 독재에 의한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의 피폐 상태가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돈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을 제대로 묻을 수 없다는 것은 북한 일반주민들의 문제뿐입니다. 북한의 간부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어 '직파'를 고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김씨 일가의 경우는 이와는 완전히 반대입니다.

2011년 12월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결식이 평양에서 열렸습니다.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영결식에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시신은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시신과 함께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금수산 기념궁전은 김씨 일가의 우상숭배를 상징하는 북한 세습권력독재 체제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김씨 일가는 피라미드를 지은 파라오, 즉 고대 이집트 왕처럼 자신이 사망한 후에도 자신의 유산과 개인숭배가 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의 개인 숭배와 유산을 남기기 위해 온 국민을 굶기며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개인숭배를 위해, 또는 김씨 일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만 정책을 세웠습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돈이 없어 사랑하는 부모나 친척을 제대로 묻을 수 없지만 김씨 일가는 김일성 전 국가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을 그 많은 돈을 들여 고대 이집트 왕처럼 방부 처리했습니다. 금수산 기념궁전에 전시되어 있는 김씨 일가 두 독재자의 미라는 주민들을 탄압하고 굶기는 독재체제의 모순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63년동안 김씨 일가는 북한이 '노동자들의 지상낙원'이라 주장했지만 현실은 아주 다릅니다. 북한 일반 주민들은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 정보의 자유, 여행의 자유가 없습니다. 인류역사의 시작으로부터 부모와 친척을 묻을 수 있은 것은 기본적인 권리였습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 정책에 의해 그 기본적인 인권도 지킬 수 없습니다. 2천여년이 지난 후, 그때의 고고학자들과 인류학자들은 김씨 일가의 화려한 장례식과 일반 주민들의 '직파'를 비교하게 되고, 북한의 독재체제가 얼마나 불공평한 체제였는지 파악하고 증명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