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제언론은 유럽연합의 외교관들이 북한에 출장을 갈 때 북한의 고려항공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입니다. 유럽연합 외교관과 달리 북한을 방문하는 많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까지 고려항공을 타고 갑니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운영하는 여객기들은 현재 러시아에서 생산된 142석짜리 TU 204 여객기 두 대를 제외하고는 국제 안전기준을 지키지 못해 올해로 7년째 유럽연합 노선에 취항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여전히 중앙계획경제만을 고집하여 시장경제로 향하는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고 바깥세계와의 교류를 엄격하게 제안하기 때문에, 북한의 경제는 계속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고려항공이 최근 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수단, 1979년 구 소련의 침략 후 계속되는 내전 속에 있는 아프가니스탄, 또한 지독한 군사 독재로 아직까지 후진국인 버마 항공사와 함께 유럽연합 27개국 회원국에 에 취항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 여겨집니다.
고려항공과 같은 공산국가의 항공사가 국제 안전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기내 서비스가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나라의 항공사에 비해 훨씬 안 좋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냉전시대에 동유럽과 구 소련의 항공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선민항'으로 1954년 설립된 고려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20여 대의 항공기 대부분은 몇 십 년이나 된 IL-62, IL-18, TU-154이나 소련 항공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비슷한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 항공사 '타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처음 한국에 유학 할 때 여름 방학이면 루마니아를 방문하곤 했는데 제3국에서 갈아타 루마니아 부쿠레쉬티까지 루마니아 항공사 '타롬' 비행기를 타면서 다른 나라 항공사와 비교를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진 지 2-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타롬' 기내 서비스 수준은 여전히 나빴고, IL-62 여객기가 너무 낡아 비행 중 너무 불안했습니다.
북한의 고려항공사도 발전하려면 국제 안전 기준을 준수하고 기내 서비스를 포함한 여러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현재 북한 당국이 고려항공을 현대화하기 위해 러시아제 TU-204와 IL-96 여객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려항공은 TU-204 여객기 두 대를 이미 운영하고 있습니다.
옛날 루마니아 항공사 '타롬'은 오래된 소련제 여객기뿐만 아니라, 영국회사와 협조하여 루마니아에서 생산하던 ROMBAC 1-11 여객기, 또한 미국에서 생산한 B-707까지 한 두 대가 더 있었습니다. 그러나 루마니아 항공사의 수준이 낮은 이유는 여객기 자체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경제 제도였습니다. 그래서 개방된 후 루마니아의 시장을 개방시키면서 다른 나라 민간항공사와 국유항공사와 경쟁하게 되어 루마니아 항공의 경영과 기내 서비스와 안전기준을 개선하기 시작했습니다. 옛날 유럽의 웃음거리가 되었던 '타롬'은 아직까지 95%가 루마니아 정부의 소유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벨기에 '브뤼셀항공'(Brussels Airlines) 다음으로 유럽 연합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항공사입니다.
북한도 고려항공 운영체계를 향상시키려면, 북한은 우선 이웃나라를 협박하는 핵과 미사일 개발을 '임시 중단'만 해선 안되고, 완전히 포기해야 합니다. 그래야 유엔결의안에 의한 제재가 해제되고 북한은 러시아 여객기뿐만 아니라, 여객기 시장에서 인기가 가장 좋은 미국 여객기 '보잉'이나 유럽 여객기 '에어버스'도 구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여러 나라 항공사와 협조하여 비행기 관리와 안전 기준, 조종사 훈련과 기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경제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고려항공도 루마니아의 '타롬'처럼 시장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발전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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