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로큰롤’과 ‘K-pop’과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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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큰롤 음악의 아버지'로 알려진 미국 가수 척 베리가 지난 3월 18일 90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926년에 태어난 척 베리는 가수, 기티리스트와 작곡가였으며 1950년대 로큰롤 음악의 창시자로 인정받았습니다. 로큰롤 음악의 첫걸음은 바로 척 베리의 1955년 첫 싱글 '메이믈린'(Maybellene)였습니다. 세계 로큰롤 전설로 인정받은 '비틀즈,' '롤링스톤즈'나 '레드 제플린'과 같은 밴드들의 음악은 척 베리의 음악으로부터 유래했습니다. 31년전인 1986년에 척 베리는 '로큰롤 음악의 아버지'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습니다.

냉전 시대에 록음악은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세계뿐만 아니라, 공산주의 독재 체제하에서 살던 젊은이들에게도 인기 좋았습니다. 저도 19살까지 공산주의 독재 하에서 살면서 록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냉전 시대에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는 동유럽 독재국가들 중 탄압이 가장 심한, 가장 고립된, 북한과 가장 비슷하던 나라였습니다. 특히 1980년대 심한 언론 검열 때문에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록공연을 방송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공산주의 독재하에서 살던 다른 젊은이들처럼 암시장에서 구입한 1950년대 유명하던 미국 록가수 척 베리, 버디 홀리 (Buddy Holly)나 리치 밸런스 (Ritchie Valens), 1980년대부터 유명하던 '메탈리카'(Metallica)와 서독의 '스콜피온스'(Scorpions) 같은 록가수와 밴드의 음반을 들으면서 해방의 꿈을 꾸곤 했습니다. 그 당시 록음악을 즐기던 젊은이들 중 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무너뜨린 1989년 12월 유혈혁명에 참여했습니다. 그 이후 해방된 루마니아에서도 지난 28년동안 '메탈리카'와 '스콜피온스'까지 포함해 많은 유명한 록밴드와 가수의 공연을 공연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록음악은 냉전 시대에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살던 동유럽 젊은이들에게 자유의 희망을 전달해 줬습니다. 김정은 체제하에서 북한 젊은이들에게 그러한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는 음악은 바로 K-pop을 포함한 한국 음악입니다. 인권 탄압국인 북한은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이지만, 특히 '고난의 행군' 때부터 생긴 장마당과 암시장에 의해 바깥세계의 정보가 북한으로도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남풍'이라 불리는 '한류열풍'의 영향을 막으려는 단속은 김정은 정권 하에서 더 심합니다.

한국은 현재 세계 12위 경제 강대국입니다. 이젠 세계에서 명성을 얻은 한국의 자동차, 반도체, 휴대폰과 조선업뿐만 아니라,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음악, 연극, 음식과 컴퓨터 게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문화 현상을 '한류열풍'이라 합니다.

요즘 세계를 향하고 있는 K-pop으로 널리 알려진 한국의 팝음악도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DVD, CD-ROM, SD카드와 USB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류열풍'은 세계로 흐르는 대성공의 상징입니다.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배우들의 유행 옷차림과 머리스타일도 북한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정부의 '한류열풍'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입니다.

21세기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려면 북한도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의 문화 교류, 특히 같은 민족인 한국과의 교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요즘 시대적 흐름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한류열풍'으로부터 유래한 유행을 무작정 금지시켜서는 안되고, 한국의 문화 영향까지도 안고 나아가야 합니다. '한류열풍'을 통해 남북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동화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나 록밴드, 특히 냉전 시대에 동유럽 젊은이들의 인기 록밴드를 생각하면 한국의 K-Pop과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화려한 한국의 K-Pop은 어떻게 보면 한국의 경제 발전으로부터 유래한 세계 젊은이들의 인기음악입니다. 그러나 록음악은 K-Pop보다도 인간의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를 더욱더 명백하게 더욱더 강력하게 전달합니다. 세계의 젊은이들이 K-Pop을 즐기지만 젊은이들의 정신을 해방시킬 수 있는 음악은 K-Pop보다 록음악입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겸열과 통제가 여전히 심함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록음악과 K-Pop, '한류열풍'을 포함한 바깥세계의 정보와 문화를 접하면 접할수록 북한도 21세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자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던 로큰롤 음악의 아버지 척 베리의 유산을 기념하면서 북한 주민들도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날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