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북 고위 간부와 자본주의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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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의 고위 간부들과 지식인들은 자본주의 금융 원리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높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바깥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엄격하게 제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보다 더 많은 정보가 투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깥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중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USB, CD-ROM, DVD-ROM과 같은 컴퓨터 기억장치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 라디오 방송을 통해 북한 내, 특히 평양에서 퍼지고 있습니다. 국제무역을 담당하는 북한 고위관리들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나라들과 거래하면서 자본주의 경제에 관한 지식을 더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북한 평양의 고위 지식인들 사이에서 자본주의 전문 금융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높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식은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가장 비슷했던 동유럽 나라 루마니아와 비교할 수 있습니다. 2차대전 후 구 소련의 군홧발에 짓밟혀 공산주의 국가가 된 후 1965년부터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독재 하에 인권 유린과 식량 부족, 전력난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었던 루마니아 국민들은 구 소련이 와해될 즈음인 1989년말 마침내 반독재, 반공산주의 유혈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독재자 차우체스쿠와 부인 엘레나는 군사 재판을 받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혁명과 개방 후 구 소련과 다른 동유럽 나라들의 경우처럼 공산주의 독재시대 고위 간부로 있던 사람들 중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루마니아 혁명 때는 2천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했지만, 독재자 바로 옆에 있던 공산당 고위 관리들, 군장교들과 경호원들이 독재자를 계속 지지했더라면 희생자는 훨씬 더 많았을 것입니다. 반공산주의 혁명으로부터 루마니아의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으로 향한 쉽지 않은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국민의 능력에 따라 노력한 만큼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1989년까지 공산당 고위직이었던 사람들도 부활한 루마니아의 민주주의 사회에서 재기했습니다. 차우셰스쿠 시대에 공산당 고위 관리들 중에는 학벌과 능력도 좋고 돈도 있으며, 해외로도 많이 다녔던 발이 넓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은 사업가로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 차우셰스쿠 시대에 힘들게 살았던 일반 루마니아 사람들 중에는 옛날 공산당 고위 관리들이 성공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독재시대에 고위직 사람이 일반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던 공산주의 사상과 개인 숭배를 포기하고 민주주의, 자유 시장과 인권을 포함한 문명국의 가치관을 존중하게 된다면 현대 루마니아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고위관리들과 지식인들도 루마니아, 구 소련과 다른 동유럽 나라들을 교훈 삼아 개혁과 개방을 두려워 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