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칼럼] 체르노빌 원전 사고 25년 후

0:00 / 0:00

석유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 요즘은 대체 에너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이러한 중요한 대체 에너지중 하나이지만,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할 경우 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사고가 크게 일어날 수 있으며 주변나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25년 전인 1986년 4월26일 당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원자로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안전기준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4대 원자로 중 4호기 원자로가 이날 새벽 1시23분 폭발과 화재로 큰 손상을 입었습니다. 체르노빌 사고로 구소련에 속하던 우크라이나, 벨로수시와 러시아, 동유럽, 북유럽과 영국까지 지구 대기에 방사능 먼지가 퍼졌습니다. 체르노빌 원전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청산인'이라 불리던 소방관, 군인과 구급대원들 약 30명이 희생되었습니다.

1986년부터 1990년까지 60만여 명이 원자 사고의 효과를 제거하는 일에 동원되었고, 그들 중 209명이 방사능에 노출됐습니다. 유엔에 따르면 1986년 사고로 인한 방사능 노출때문에 지금까지 사망하거나 앞으로 사망할 사람들은 4천여 명이나 되며, 핵실험을 반대하고 환경 보호를 주장하는 국제단체 그린피스에 의하면 90만여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체르노빌 주변에 있는 인적이 없는 도시와 마을들은 24년 후인 지금도 핵전쟁으로 인한 종말을 묘사하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법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소련의 공산주의 정부의 비밀주의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습니다. 소련의 정부와 언론은 사흘이 지나서야 원자로 폭발사고에 대한 성명을 전했습니다. 그 사흘 동안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러시아, 소련의 시민들은 체르노빌 대사고로 인한 수많은 사망자와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것이 입소문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습니다.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자유로운 언론이 없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시민들이 소문을 통해 진실을 알아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크라이나로부터 멀지 않은 루마니아에서도 체르노빌 원자로 대사고 때문에 방사능 수치가 수 십 배로 올랐습니다. 냉전시대에, 핵전쟁시 민방위 준비가 되어 있는 루마니아 공산주의 정부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방사능 노출로 인한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옥소 알약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루마니아 정부도 소련 정부가 사고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후에야 그러한 예방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많은 루마니아 시민들도 몇 십 년 후에 나타나는 방사능 누출의 피해를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때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생히 기억합니다. 학교에서 옥소알을 먹고, 바깥에는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잠깐 나가더라도 방사능이 있는 먼지를 피하기 위해 모자가 달린 비옷을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핵 사고는 투명성과 안전기준을 잘 지키더라도 일어날 가능성이 여전히 있습니다. 예를들면, 1979년 미국 동부에 있는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또 일본에서 지난 3월11일 지진과 쓰나미, 즉 해일때문에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안전하게 사용하는 원자력은 석유나 석탄보다 자연과 환경에 유익합니다. 그러나 구소련처럼 진실을 감추려고 하는 독재주의 국가에서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은 그 나라 시민뿐만 아니라,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인식해야 합니다.

25년전 일어난 구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보면 독재주의 국가가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원자력 발전소를 가동한다 해도 문제를 찾아낼 수는 있습니다.

최근 북한은 남북한 민간대표단들의 회의까지 가지면서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에 대해 관심을 보이지만, 북한이 백두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의 효과를 줄이려면 우선 핵발전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투명성이 없는 나라에서 원자력을 사용하게 되면 안전기준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사실이 공개되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독재주의 국가에서 핵폭탄이 아닌 평화적인 목적을 위해 원자력 발전을 한다 해도 체르노빌과 같은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