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노동절과 동유럽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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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5월1일은 노동절입니다. 노동자들이 번영하는 첫째 조건은 활발한 경제입니다. 그래야 많은 일자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화 시대에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유치하는 것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아주 효과적입니다. 둘째는 정부, 고용주와 노동조합이 합의하여 높은 수준의 노동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고립된 공산주의 독재 국가들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위한 환경을 만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권도 심하게 유린합니다. 1989년말까지 공산주의 독재 국가이던 루마니아 즉 '로므니아'의 과거를 생각해보면 북한에서 노동 기준 이나 노동 권리를 얼마나 위반하고 있는 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유 재산, 자본 투자, 이익과 경제 효율성을 중요시하며, 세금을 내고 복지 제도에 기부하며, 노동 기준과 권리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독재자와 공산당 간부들은 공산주의 사회가 노동자를 위한 지상낙원이라 주장하지만, 공산주의 사회와 정치, 경제 정책은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일반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독재자를 숭배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국제노동기구 기준에 따르면, 한 나라의 정부는 결사의 자유와 단체 교섭, 파업권, 근로조건, 즉 안전과 보건 기준, 적당한 임금과 근로 시간을 지키면서, 아동 노동, 강제 노동과 성차별을 퇴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공산주의 시대에 루마니아의 노동자들은 정부의 중앙경제계획에 의해 정해진 생산목표를 달성해야 했습니다. 생산목표량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연장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일을 더 많이 하더라도 생산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돈을 더 주진 않고 임금을 줄이는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일을 무턱대고 많이 시키다 보니, 안전과 보건 기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일터에서 사고가 많이 나고, 노동자들은 사업장에서 직업병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독재자의 개인 숭배를 위해 커다란 건물을 짓느라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군인들과 죄수들까지 공사장에서 일하곤 했습니다. 탄광에서 일하던 군인들도 많았고, 공사장이나 탄광에서 일하다 사망한 젊은 군인이 수 천명이나 되었습니다.

또 많은 시골 사람들은 공사장이나 공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가을 추수 때 농사할 사람이 없어 초, 중, 고등학생들이 야채와 과일, 옥수수나 감자를 추수하곤 했습니다. 저도 10살 때부터 18살까지, 가을마다 2주에서 한 달까지 '추수 실습'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정부에서 정해 준 하나밖에 없는 노동조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자유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거나, 파업을 하거나, 임금, 근로 시간, 안전과 보건 분야에 있어 문제가 많다고 공장 고위 관리인들과 단체 교섭을 하려고 할 경우 비밀 경찰에게 체포돼 구속되고 고문당했으며, 심지어 암살당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경제 위기에 의한 식량 부족뿐만 아니라, 정치 탄압과 인권 유린을 더 이상 참지 못해 루마니아 노동자들은 반공산주의 혁명에 참여해 공산주의 정권을 무너뜨렸습니다. 1989년말 공산주의 독재를 무너뜨린 루마니아와 다른 동유럽 나라와 달리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면서 3대 권력세습을 이뤘습니다. 5월1일 노동절을 앞두고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과 생활 수준을 개선할 방법을 생각해 볼 때 가장 중요한 일은 공산주의 세습독재가 아닌,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여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현재 김정은 정권이 남북한간에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를 소생시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남북 경협의 마지막 전초로 남아 있는 것이 개성공단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5만3천여명의 북한 근로자들을 최근에 개성공단으로부터 철수시켰습니다. 또한 남아 있는 입주기업 주재원 등 한국 체류인원 176명이 고립되어 약품, 식품과 생활필수품을 한국으로부터 못 받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 중 127명이 한국으로 송환 되었습니다. 개성공단까지 운영하지 못하게 된다면 김씨 일가정권하에서 북한의 경제를 개선할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