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3일은 유엔과 유엔기관인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언론 자유의 날입니다. 이날은 유엔 인권 선언 19조에 명시된 기본적 인권인 표현의 자유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지구촌 세계화 시대인 지금, 세계 언론을 통해 먼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표현의 자유까지 포함한 모든 인권을 수호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습니다. 며칠전 언론 자유의 날을 앞두고 미국의 인권보호단체인 프리덤 하우스가 '세계언론자유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196개국 중 정보를 가장 심하게 통제하는 최악의 언론탄압국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뿐 아니라, 언론의 자유를 감시하는 단체가 또 있습니다. 프랑스의 수도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 없는 기자회'라는 언론자유감시단체는 전 세계 175개국을 대상으로 '2009년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를 작성해 그 결과를 지난 10월 20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175개국 중 북한은 174위로 세계에서 언론의 자유를 심하게 탄압하는 나라로 기록되었고 오랫동안 전쟁을 하던 아프리카 나라 에리트레아만이 북한보다 언론의 자유를 더 심하게 탄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언론 자유 지수'뿐만 아니라, 인터넷 자유를 감시하는 '인터넷 연례 보고서'도 발표하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 몇년동안 북한을 연속으로 인터넷에 적대적인 나라 중 하나로 뽑았습니다.
'인터넷 적대국' 명단에 올라 있는 나라들은 이슬람교 원리주의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중국, 베트남과 쿠바, 군사 독재국인 버마, 인권탄압 독재국가인 시리아, 튀니지와 벨로루시, 또 대통령을 개인 숭배하는 구소련의 독재국가 투르크메니스탄입니다.
북한이 자유의 표현까지 포함해 인권을 심하게 탄압하고 언론을 엄격하게 통제한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1980년대 말 무너진 동유럽의 공산주의 독재국가들도 마찬가지로 독재정권을 그렇게 유지했었습니다. 특히 냉전시대에 북한과 상황이 많이 비슷한 북한에서 '로므니아'라 불리는 루마니아의 경우는 더욱 더 심했습니다.
오늘날 루마니아는 2007년 1월 유럽연합에 가입한 민주주의 국가이지만, 1945년부터 1989년까지는 공산주의 독재국가였습니다. 당시 루마니아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처럼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하나도 없었고, 반정부 인사들이 구속과 고문을 당하고, 외국 라디오 방송을 듣다 적발되면 처벌을 받았습니다. 물론 루마니아 신문기자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타낼 수 없었고, 인권 탄압이 심하고 경제 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독재자와 그의 아내를 찬양해야만 했습니다.
루마니아의 비밀경찰과 '루마니아 인권문제 연구소'와 같은 선전 전문기관들은 루마니아가 인권을 지키고 있다고 밖으로 선전하며 거짓말만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 언론은 특히 루마니아 망명자들을 통해서 루마니아의 인권유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이 없던 냉전시대에도 루마니아의 끔찍한 인권유린 상황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졌었는데, 요즘 같이 인터넷, 위성 텔레비전, 휴대폰 등 통신수단이 엄청나게 많은 21세기에 현실을 왜곡해 인권 유린을 영원히 감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인터넷과 다른 현대 통신수단이 없던 냉전시대에도 공산주의 독재 정부의 왜곡된 선전은 실패하였고, 지구촌 세계화 시대에는 더욱 더 그러할 것입니다.
인권 유린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은 세계 여론을 속이려고 하는 비밀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로 향하는 개혁이라 생각이 듭니다.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세계를 하나로 만들고 있는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요.